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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시아·태평양 16개국 중 최고 부패국으로 지목

정·재계 넘나든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때문으로 분석돼

2017.03.08(Wed) 14:39:30

[비즈한국] 세계 각국의 부패 문제를 고발하는 국제적 시민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가 한국정부가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들 중 부패척결조치를 가장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조사 결과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박근혜 대통령이 연루된 의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국제투명성기구가 7일 공개한 ‘사람과 부패: 아시아·태평양’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부패와의 전쟁을 잘 수행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의 한국 국민의 76%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14%에 불과했다. 정부가 진행하는 부패와의 전쟁에 대해 부정적 응답이 70%가 넘는 국가는 조사대상 16개국 중 한국이 유일했다. 

국제투명성기구는 보고서에서 “한국민 대부분이 자국 정부가 부패를 막기 위한 행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16개국 2만 186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한국민에 대한 조사는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1000명을 상대로 전화조사 방법을 통해 이뤄졌다. 

국제투명성기구는 한국의 부패척결지수가 아시아·​태평양 16개국 중 가장 낮다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사진=국제투명성기구 보고서


한국 다음으로 부정적 응답이 높은 나라는 말레이시아로 62%였다. 몽고(61%), 일본·베트남·홍콩(60%), 캄보디아(56%), 파키스탄(55%), 대만(5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스리랑카는 자국 정부의 부패방지 활동에 대한 부정적인 응답이 23%로 가장 낮았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민 중 절반은 최근 1년 사이 부패가 늘어났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부패 수준이 악화됐는가’라는 질문의 한국은 50%의 응답자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조사대상 15개국 중 5번째로 높은 것이다. 또한 15개국 평균치인 40%에 비해서도 10%포인트나 높은 것이었다.

중국민은 75%가 최근 1년 사이 부패가 악화됐다고 답해 15개국 중 가장 높았고, 인도네시아(65%), 말레이시아(59%), 베트남(56%) 등의 순이었다. 태국이 14%로 1년 사이 부패가 악화됐다는 응답이 가장 적었고, 스리랑카(21%), 미얀마(22%), 대만(26%), 일본(28%) 등도 악화됐다는 답변이 30%에 못 미쳤다.

이처럼 한국민 대다수가 최근 1년 사이 부패가 악화됐고, 정부가 부패 척결 조치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한 것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가 수장인 박근혜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앞두고 있다.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청와대 지시를 받고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한 혐의로 구속됐고,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은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구속됐다.  최 씨의 딸 정유라의 청담고 및 이화여대 입학·학사 비리 혐의로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김경숙 신사업융합대학장 등 관련 교수 5명도 업무방해 등으로 구속됐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을 맡았던 특검이 재판에 넘긴 피의자는 이들을 포함해 30명, 구속된 피의자도 13명이나 됐다.

이를 반영하듯 국제투명성기구의 보고서에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 시위 사진이 실렸다. 국제투명성 기구는 보고서 첫 번째 장 ‘부패 인식: 정부 행동’ 표지에 촛불 시위 사진을 실으면서 ‘2016년 10월 한국 청계광장, 국회가 헌법 위반을 이유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추진키로 한 뒤 시민들이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며 거리를 점거하고 있다’는 설명을 달았다.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국제투명성기구의 이번 조사는 유엔이 추진 중인 ‘지속가능개발’의 일환으로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유엔은 지속가능개발을 위해 각국이 2030년까지 부패 척결에 앞장서야 한다고 목표를 정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 중 가장 부패 척결 의지가 없는 국가로 지목됐다는 것은 앞으로 정부와 기업이 국제적인 업무 등을 추진할 때 두고두고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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