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금으로부터 2년 전 오늘, 2015년 3월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호텔신라는 미국 디패스(DFASS) 인수 추진설에 대해 “당사는 미 디패스의 일부 지분인수를 포함한 다각적인 협력방안을 협의 중이나, 구체적 계약 내용은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이어 “추후 세부내용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6개월 이내 재공시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당시 호텔신라는 국내 면세점 경쟁 과열로 인한 수익성 둔화 우려 등으로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 진출을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었다. 2013년부터 글로벌 면세점 매출 4위 규모인 싱가포르의 창이공항에서 시계 편집매장, 보테가 베네타, 프라다 매장, 화장품·향수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듬해 10월에는 마카오 국제공항의 면세사업권도 획득했다.
디패스는 1987년 설립된 미주 중심의 중견 면세기업으로, 면세 도매유통을 비롯해 기내면세점, 공항 및 국경지역 면세점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특히 기내면세점 분야 세계 1위 업체로, 2014년 매출 5억 1800만 달러(약 5776억 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플로리다에 본사를 둔 디패스는 대주주이자 창업자인 버나드 클리파시 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다.
호텔신라는 디패스 인수를 통해 아시아 중심의 면세점 사업을 미주권으로 확대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편 “구체적 계약 내용은 결정된 바 없다”던 공시가 나간 지 불과 20일 후 호텔신라는 디패스를 인수했다. 호텔신라는 같은달 23일 이사회를 열고 디패스 지분 44%를 인수해, 지분참여를 통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분 44%에 대한 인수가는 1억 500만 달러(약 1176억 원)였다.
당시 계약에는 5년 후 호텔신라가 디패스 지분 36%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도 포함돼 있었다. 사실상 경영권을 인수한 것이다.
호텔신라 측은 “디패스 인수를 통해 미주지역 면세사업 진출을 위한 전략적 교두보를 확보했다”며 “디패스가 운영하는 면세 도매유통의 구매역량을 활용, 원가절감 등 글로벌 면세사업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2년이 지났다. 국내 면세점시장은 서울에만 시내면세점이 9곳에서 13곳으로 늘어날 예정인 등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호텔신라는 해외 면세점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태국 푸켓에 해외 첫 시내면세점을 낸 데 이어 올해 상반기 도쿄에도 시내면세점을 열 예정이다. 최근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면세사업자 입찰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아직까지 호텔신라 해외 면세점 성적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호텔신라 잠정 실적은 매출 3조 7153억 원, 영업이익 789억 6600만 원을 기록했다. 호텔신라의 해외매출 비중은 약 15%로, 국내 사업자 중에서는 가장 높지만 아직까지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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