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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 현장] LG G6, ‘화면, 화면, 화면!’

모듈 버리고 화면에 집중…평범함 속 고급화 전략

2017.02.27(Mon) 18:33:54

[비즈한국] 스마트폰에 뭐가 또 새로울 게 있을까? 사실 LG ‘G6’를 숫자만으로 뜯어보면 그렇게 새로울 것도 없다. 5.7인치 화면에 이미 나와 있던 퀄컴 스냅드래곤 821 프로세서, 방수처리된 금속 케이스 정도랄까. 제원표에 이렇게 쓰인 스마트폰은 세상에 많고도 많다. 그 사이에서 LG는 뭔가 ‘​다름’​을 만들어내야 했다.

 

그게 지난해에는 ‘​G5’​의 모듈이었다. 사실 매우 파격적인 아이디어였다. 금속 케이스를 쓰되, 배터리를 바꿀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품 아래 쪽을 뜯어내는 설계다. 그리고 그 부분을 다른 액세서리로 채우는 모듈을 함께 발표했다. B&O와 함께 만든 오디오 모듈은 첫 발표 소재로 적절했다. 

 

G5는 단연코 2016년 MWC에서 가장 주목받은 스마트폰이었다. 상도 받았다. 하지만 영광은 거기까지였다. 모듈로 하드웨어를 변경해야 할 만한 필요성이 그리 많지 않았고 적극적인 LG의 지원에도 새로운 모듈은 단 한 개도 나오지 않았다. 다른 제품과 호환성을 가져가기에도 무리가 있었다. 모듈이 디자인을 제한해버리기 때문이다.

 

LG가 선택한 답은 ‘​포기’​​였다. 모듈에 대해서는 지금도 아쉽긴 하지만 이상과 현실에 거리가 있다는 것을 비싸게 확인한 셈이 됐다. 그 대신 선택한 ‘​다름’​​​은 디스플레이였다.

 

MWC2017 현장에 전시된 LG G6. 사진=최호섭


G6를 처음 만져보면 가장 먼저 ‘​​작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실제로도 작은 편에 든다. 화면은 5.7인치지만 기존 5.7인치 스마트폰들과 비교하면 확실히 작다. LG전자 측은 “5.2인치 폼팩터에 5.7인치 스크린을 넣었다”고 말하는데 정말 손에 쥐면 5.2인치 스마트폰을 쥐는 느낌이 든다. 조금 더 콕 짚어서 이야기하자면 ‘갤럭시S7’과 비슷하다.

 

G6가 큰 화면을 작은 기기에 넣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디스플레이 덕이다. LG전자는 G6에 18 대 9 비율의 화면을 집어 넣었다. 기존 16 대 9보다 좀 더 길쭉해졌다고 보면 된다. 전작인 ‘V20’과 비교해보면 이해가 쉽다. V20도 5.7인치 디스플레이를 썼는데 두 제품을 포개 보면 전혀 다르다. G6의 화면은 V20보다 약간 더 길고 폭은 꽤 많이 줄어들었다. 같은 5.7인치인데 왜 이런 차이가 날까. 이는 화면 크기를 재는 기준 때문이다.

 

화면 크기는 대각선 길이를 기준으로 한다. 이 때문에 같은 5.7인치라고 해도 면적이 같지는 않다. 특히 길이를 늘리면 그만큼 폭은 더 급격하게 줄어든다. 전체적인 면적도 줄어든다. 이 때문에 G6는 같은 5.7인치라고 해도 V20보다 손에 더 쏙 들어오게 만들 수 있다.

 

LG V20와 비교한 모습. 화면 크기는 비슷하지만 제품 크기는 훨씬 작다. 사진=최호섭


여기에 LG는 위아래 폭도 파격적으로 줄였다. V20과 비교하면 LG는 유리 위 아래 금속 부분이 연결되는 공간만큼을 지워냈다. 그래서 화면은 길어졌지만 스마트폰은 길어지지 않았다. 이 18 대 9라는 낯선 화면을 기기에 밀어넣는 기술 만큼은 성공했다고 하기에 충분하다.

 

G6가 포기한 또 다른 부분은 ‘배터리 교체’다. LG전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6’ 이후 배터리 일체형 디자인을 쓴 것을 기회로 봤다. G5에 배터리를 강조했던 부분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배터리 용량이나 이용 시간이 이전에 비해 길어졌고 일체형 배터리에 대한 인식도 꽤 달라졌기 때문에 굳이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본 듯하다. V20도 하루 쓰는 정도로는 배터리에 대한 스트레스가 별로 없기 때문에 G6도 비슷할 듯하다.

 

LG전자는 G6의 다양한 카메라 기능에 대해 강조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사진=최호섭


대신 일체형 배터리는 여느 제품들이 얻은 이득을 그대로 끌어 안았다. 메탈 케이스와 방수, 그리고 전체적으로 ‘딴딴한’ 느낌까지 갖게 됐다. 뒷판은 강화 유리를 썼는데 손때가 묻는 문제도 그대로 품었다. 뒷면은 양 옆 끝을 살짝 둥글게 처리해서 손에 쥐는 느낌도 좋다. G6의 가장 큰 긍정적 변화는 역시 손에 쏙 들어온다는 점이다.

 

카메라는 G5 이후 꾸준히 이어온 듀얼 카메라를 쓴다. 71도, 125도의 두 가지 화각으로 사진을 담을 수 있다. 픽셀 수는 1300만 화소로 4k 비디오 촬영은 기본이다. 카메라 속도도 빠르고 화질도 좋은 편이다. 사실 카메라는 V20과 비슷한데, 차이가 있다면 18 대 9 화면을 이용한 ‘스퀘어 카메라’ 앱이다. 

 

18 대 9는 사실 2 대 1 비율인데, 이는 곧 1 대 1 화면을 두 개 붙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스퀘어카메라는 이 화면을 잘 이용한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사진 두 장을 이어붙이거나, 4장의 사진을 하나로 붙이는 등 정방형 사진을 만드는 네 가지 시나리오를 한 앱에 담았다. 마찬가지로 안드로이드 7.0의 듀얼 스크린을 이용할 때도 G6는 훨씬 더 많은 정보를 보여준다.

 

18 대 9 화면 비율은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향후 대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사진=최호섭


다시 18 대 9 화면 이야기를 해보자. G6는 이 화면으로 얻은 게 많다. 최근 넷플릭스와 아마존이 밀고 있는 비율이기도 하다. 디지털 전용 영화 포맷으로 영화 업계가 미는 규격이다. 아직 표준은 아니지만 이미 콘텐츠 업계에서는 꽤 호응이 좋은 포맷이다. 

 

G6의 디스플레이는 이 외에도 돌비 비전과 HDR10 등 HDR 화면을 재생할 수 있다. 색을 더 생생하고, 밝은 곳은 밝게, 어두운 곳은 어둡게 표현할 수 있는 기술로 최근 TV나 모니터 등 디스플레이에서 주목하는 기술이기도 하다. OLED TV처럼 큰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기존 모바일 디스플레이에 비해 콘텐츠의 색은 확실히 더 살아 있는 느낌이다.

 

G6는 전체적으로 잘 만든 스마트폰이다. 어떻게 보면 낯선 특별함보다 일반적인 경험에서 답을 찾았다고 볼 수 있다. 나쁘게 이야기하자면 평범해졌다는 이야기고, 좋게 보면 시장이 원하는 것을 고급스럽게 잘 담아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이 평가는 종이 한 장 차이인데, 결국 판매 성적과 소비자 평가로 결정되는 부분이다. 특히 그 변화를 디스플레이 하나로 만들어냈다는 점이 흥미롭다.

 

LG전자는 제품 발표 내내 ‘소비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그게 제품 곳곳에서도 느껴진다. 하지만 LG전자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견은 꼭 하드웨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발표회 뒤에 이어진 조준호 사장의 인터뷰에서도 소프트웨어 지원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됐는데, 새 하드웨어를 새 기능으로 차별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요소들을 기존 LG전자의 기기에도 폭넓게 끌어안아 G, 혹은 V 시리즈 전체의 경험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G6는 더할 나위 없이 잘 만든 제품이다. 하지만 이제 시장이 원하는 흐름은 급격한 변화나 혁신보다 오랫동안 믿고 쓸 수 있는 신뢰와 일관성으로 옮겨가기 때문이다. ‘​아직도 업데이트를 해주네?’​라는 생각은 신제품에 대한 수요를 막는 게 아니라 다음 제품도 다시 그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큰 방아쇠가 된다. G6의 진짜 평가는 내년 이맘 때까지 이어진다는 이야기다.​ 

바르셀로나=최호섭 IT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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