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글로벌

‘대륙의 실수는 없다’ 샤오미의 프로세서 독립선언 따라잡기

‘파인콘’ 개발 발표 늦어도 3월 안 출시…장기적인 성장동력 확보 포석

2017.02.14(Tue) 19:03:42

중국의 샤오미가 곧 모바일 프로세서를 직접 프로세서를 개발하고 스마트폰에 적용한다. 샤오미는 ‘파인콘(Pinecone)’이라는 이름의 프로세서를 개발하고, 한 달 이내에 스마트폰에 넣어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늦어도 3월 안에는 샤오미의 프로세서를 만나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샤오미 ‘미5s플러스’. 사진=샤오미 홈페이지 캡처


아직 상세한 정보나 성능 분석 자료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첫 스마트폰은 ‘미5C’, 혹은 ‘미6’로 꼽히고 있는데 미 시리즈 자체가 플래그십 제품군이기 때문에 이 프로세서 자체의 성능이 중급 이상의 성능은 낼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미6외에 기존에 나와 있는 ‘미5’의 가지치기 제품으로 계속해서 언급되는 것을 보면 샤오미도 완전히 새로운 스마트폰에 주력으로 올리기에는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새 프로세서가 미6로 데뷔할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샤오미가 직접 프로세서를 개발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2015년 샤오미는 레드코어테크놀로지의 모바일 프로세서 기술을 인수했고, 이를 기반으로 반도체 설계 전문 자회사를 세운 바 있다. 그리고 이제 제품을 양산할 수 있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샤오미는 왜 직접 반도체를 만들기 시작했을까. 두 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다. 첫 번째는 프로세서의 독립성을 갖고자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장기적인 사업 계획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반도체, 특히 프로세서는 모든 컴퓨팅 제품의 핵심 부품이다. 모바일 프로세서는 기기의 성능, 그리고 디자인, 방향성, 심지어 화면 크기까지 결정하는 요인이다. 성능이 좋아야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쓸 수 있고, 게이밍을 전면에 내세울 수 있다. 요즘 나오는 고음질 음악 재생 역시 프로세서의 부가기능 중 하나다. 어떤 프로세서를 썼느냐가 그 제품의 상품성의 상당 부분을 결정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 선택지가 많지 않다. 인텔과 엔비디아는 스마트폰에서 한발짝 물러섰고, 삼성은 ‘갤럭시’에 칩을 공급하기에도 바쁘다. 미디어텍은 중저가 시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외부에서 공급받을 수 있는 프로세서는 사실상 퀄컴뿐이다. 퀄컴은 모뎀부터 프로세서까지 가장 훌륭한 수준의 칩을 만드는 회사지만 스마트폰 제조사로서는 한 회사가 만들어내는 프로세서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위험 부담이 있다.

 

대표적인 게 지난 2015년 ‘스냅드래곤810’의 발열 논란이다. 이 프로세서는 고성능을 내기 위해 작동 속도를 높였고, 8개 코어를 품으면서 열을 많이 낸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스마트폰은 열이 많이 나면 기기를 보호하기 위해 프로세서의 작동속도를 낮춘다. 이 문제는 당시 자체 프로세서를 갖지 못한 기업들에게 꽤나 골칫거리가 됐다. 스마트폰 제조사로서는 선택지를 늘릴 필요가 있다.

 

샤오미 ‘미5s플러스’에 쓰인 퀄컴 ‘스냅드래곤821’. 사진=샤오미 홈페이지 캡처


이뿐 아니라 모바일 프로세서의 설계가 정점에 이르렀고, 성능 역시 상향평준화되면서 프로세서의 작동 속도보다도 프로세서가 하드웨어와 짝을 맞추는 세세한 기능들이 주목받고 있다. 애플, 삼성, 화웨이 등이 꾸준히 제품에 새로운 기능들을 넣을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도 프로세서를 직접 설계하는 데에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샤오미가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중국 시장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고, 중국에서는 지금도 반짝이는 기업들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샤오미도 놀라운 회사지만 중국 시장은 언제고 제2, 제3의 샤오미를 만들어낼 준비가 되어 있다. 샤오미도 지속적인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 단순히 주목받고, 싼 값에 제품을 풀어놓는 게 전부는 아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게 바로 반도체다. 샤오미는 그동안 제품 생산과 공급의 혁신을 통해 값을 크게 내렸다. 그리고 여러 제조 채널의 유통 플랫폼을 내세우며 다양한 제품들을 출시했다. 그럴수록 샤오미는 어떤 회사인가라는 의문이 남았다. 특히 ‘기술기업’이라는 이미지는 만들어내지 못했다. 반도체는 샤오미에게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주기에 가장 좋은, 그리고 적절한 요소다.

 

최근 샤오미는 1년 전과 비교해보면 그 관심도가 크게 떨어졌다. 최근 기억에 남는 뉴스도 중국 시장에서 5위로 밀려난 것, 혹은 핵심 멤버인 휴고 바라 부사장이 떠났다는 것 정도다. 모바일 프로세서를 설계하고, 이를 기반으로 샤오미가 거느리고 있는 수많은 사물인터넷 기반 기업들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다면 샤오미는 분명 중국 내 스마트폰을 만드는 수많은 기업들과 확실한 차별을 이룰 수 있다.

 

물론 프로세서를 만드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생각지 못한 문제들을 겪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샤오미로서는 가장 적절한 카드를 골랐고, 꼭 성공시켜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최호섭 IT칼럼니스트


[핫클릭]

· LG ‘G6’ 최신형 퀄컴 프로세서 못 쓰는 사연
· ‘컴알못’을 위한 2017 노트북 실전 구매가이드
· LG전자의 초청장에서 읽는 ‘G6’ 전략
· [CES 2017 3대 트렌드#3] 반도체 전성시대
· [CES 2017 3대 트렌드#1] IT를 집어삼킨 자동차의 변신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