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는 3일 이사회를 열어 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20여일 이상 병원에 입원한 상태에서 에버랜드 상장 계획을 내놨다.
삼성에버랜드 지분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3.72%를 갖고 있고 이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부회장이 25.1%,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차녀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이 각각 8.37%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현재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으로 이뤄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순환출자 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다.
삼성에버랜드는 6월 중 주관회사를 선정하고 구체적인 추진일정과 공모방식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삼성에버랜드는 이날 상장 계획을 발표하면서 패션부문의 핵심 육성사업인 패스트패션(에잇세컨즈)의 경우 공급망 투자와 해외시장 개척을 적극 추진하고 스포츠·아웃도어 등 신규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SDS와 함께 1990년대 후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이용해 이 회장의 세 자녀에게 회사 지분을 배분할 때부터 미래 그룹 경영권 승계의 주춧돌 역할을 할 것이란 해석을 낳았다. 삼 남매는 연내 상장을 앞둔 삼성SDS 지분도 나눠갖고 있다. 이 부회장이 11.3%, 나머지 두 명은 3.9%씩이다.
삼성그룹이 두 기업의 상장을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3세들간의 영역을 구분짓는 삼성그룹의 승계 구도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수년 전부터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전자·금융을 비롯한 핵심 계열사들을, 이부진 사장은 유통·레저·서비스 계열사를, 이서현 사장은 패션·미디어 계열사를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경영권 승계 후에도 경영 대권을 이어받을 후계자로 낙점된 이 부회장을 주축으로 현재의 그룹 체제가 당분간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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