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6년 전 오늘, 2011년 2월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신세계그룹은 “신세계에서 ‘이마트’를 인적분할해 신설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신세계는 “분할 신설되는 이마트는 대형마트사업 부문을 영위하고, 분할존속회사 신세계는 백화점사업 부문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자본금 기준 분할 비율은 백화점사업을 맡은 신세계가 26.1%, 대형마트사업의 이마트가 73.9%로, 각각 492억여 원과 1394억여 원을 나눠 갖게 된다.
분할 목적에 대해 신세계 측은 “백화점사업 부문과 대형마트사업 부문을 분리해 전문성을 제고하고, 핵심 경쟁력을 강화해 지속적인 성장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며 “급변하는 유통사업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사업 부문별 특성에 적합한 신속하고 유연한 의사결정체제를 확립해, 독립경영·책임경영 체제를 통한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갖춰 수익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신세계 계열사들은 사업 연관성에 따라 신세계, 이마트 양사에 각각 분할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첼시, 광주신세계, 신세계 의정부 역사 등은 백화점 사업부문인 신세계에 속한다. 조선호텔, 신세계푸드, 신세계 아이앤씨, 신세계건설, 스타벅스코리아, 신세계L&B, 이마트 중국 현지법인(10개)은 이마트로 귀속될 예정이다.
기업분할에 대한 최종 승인은 같은해 3월 18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결정되며, 분할기일은 약 2달 후인 2011년 5월 1일로 정했다. 분할신설법인인 이마트는 재상장 심사를 거쳐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KOSPI)에 재상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사업 분할에 대해 “전문성과 경쟁력 강화 측면”이라고 강조했지만, 재계에서는 분리경영을 위한 초석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자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의 3세 경영승계 구도의 일환이라는 것.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를, 정유경 사장은 신세계백화점을 맡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던 중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사장 간 지분 맞교환이 이뤄지면서 이러한 시각은 더욱 무게를 갖게 됐다. 2016년 4월 29일 정 부회장은 시간외매매 방식을 통해 정 사장이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 주식 2.52%(70만 1203주)를 전부 매입했다. 같은 날 정 사장 역시 같은 방식으로 정 부회장이 갖고 있던 신세계 주식 7.32%(72만 203주)를 모두 사들였다. 지분매입에 들어간 돈은 정 부회장이 1287억 원, 정 사장이 1523억 원이었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은 9.83%(274만 399주)의 이마트 지분만 갖게 됐고, 정 사장 역시 9.83%(96만 7853주)의 신세계 지분만 보유하게 됐다. 지분 교통정리가 되면서 향후 계열 분리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남매의 각자경영체제 이후 지난해에는 정 부회장이 다소 앞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정치·경제적 상황이 어려웠음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모두 성장세를 보였다. 2016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8% 가량 오른 14조 7913억 원과 5468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신세계는 지난해 신규 출점과 면세점 투자 등을 하면서 외형 확장을 꾀했지만, 수익성 부분에서는 아쉬움을 보였다. 2016년 매출은 전년 대비 19%나 오른 3조 507억 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2515억 원으로 오히려 전년 대비 4%가 감소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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