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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스업] 밸런타인데이 연인들을 위한 ‘선물 고르는 팁’

준 사람이 생각나야 좋은 선물…연인 사이엔 고급디저트나 꽃도 좋아

2017.02.13(Mon) 11:20:07

밸런타인데이가 지나면 많은 2030 남자들이 고민에 빠진다. 물론 초콜릿을 받은 남자 얘기다. 3월에 곧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받았다고, 화이트데이에 달랑 사탕만 주는 건 안 된다. 사무실에서 불특정 다수를 위해 뿌린 초콜릿은 갚을 필요는 없지만, 누군가가 날 위해 마음을 담아 건낸 초콜릿에는 그냥 넘어가선 안된다. 싱글 남녀들에겐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가 상술이니 어떠니는 굳이 따질 필요도 없는 얘기다. 그런 날이 있어서 데이트도 더 하고, 썸 타던 남녀도 커밍아웃 하는 것 아니겠는가.

 

재미있게도, 최근 밸런타인데이 관련 설문조사를 보면 여자는 직접 만든 초콜릿을 주는 걸 선호하는 반면 남자는 산 초콜릿을 훨씬 더 선호한다. 어설픈 정성보단 세련된 선택이 더 낫단 얘기다. 초콜릿 직접 만들던 여자들로선 서운하겠지만, 나 개인적으로도 노이하우스나 고디바 같은 벨기에 유명 브랜드에서 산 초콜릿이 훨씬 맛있다. 만약에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받은 남자가 화이트데이에 직접 만들었다며 주먹만 한 수제 사탕을 들고 나타나면 어떨까? 그 정상에 감동할까? 아님 센스 없음에 탄식할까? 사실 초콜릿과 사탕은 달달함의 상징일 뿐, 낭만적 데이트코스를 준비하고 상대가 즐거울 수 있는 하루를 선사하는 게 더 중요하다.

 


살면서 선물 한 번도 안 받아본 사람 없을 테고 안 줘본 사람도 없을 거다. 무엇을 줄 것인가는 늘 고민일 수밖에 없다. 선물에서도 사람의 클라스가 드러난다. 여기서 말하는 선물의 클라스는 가격과 무관하다. 너무 싸구려도 문제긴 하지만, 비싼 것이라는 이유만으로는 클라스가 높아지는 게 아니다. 바로 안목과 관심이 중요하다. 상대방이 뭘 좋아할지, 상대방이 요즘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요즘 새롭게 주목받는 물건이 뭔지 등을 좀 알아두면 유리하다. 

 

향수나 옷 같은 선물은 상대의 취향을 충분히 알지 못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유명한 브랜드의 비싼 물건이라도 다 좋은 게 아니다. 받는 순간엔 가격이 떠올라 좋아했으나 막상 그 후론 어딘가에 쳐박혀 있기만 할 수도 있다. 아무리 고가의 브랜드라 해도 향수나 넥타이 선물은 그리 반갑지 않은 경우가 있다. 패션이나 향기 등 취향과 밀접한 선물은 신중해야 한다. 더욱이 향수나 화장품, 넥타이나 지갑, 액세서리 등은 한 번쯤 주기도 받아보기도 했을 법한 보편적이면서도 다소 뻔해서 좀 식상해진 선물이다.

 

사실 선물은, 갖고는 싶은데 내 돈으로 사기엔 좀 고민스러운 물건을 줬을 때 가장 효과가 좋다. 비싼 것도 여기에 해당된다. 하지만 돈이 많은 경우라면 몰라도 굳이 내 주머니 사정에 비해 버거운 선물을 주는 건 별로다. 고가의 시계나 핸드백, 보석 같은 게 결코 좋은 선물이 아니란 얘기다. 물론 부부끼리는 그런 거 주고받아도 된다. 부모님에게 사주는 것도 대찬성이다. 하지만 연인 사이의 선물은 쓰고 사라지는 게 더 좋을 수 있다. 

 

먹을거리도 좋은 선물이다. 평소엔 비싸서 잘 안 사먹을 것 같은 고급 식재료들이나 고급 디저트 말이다. 이런 게 몇만 원으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사치가 될 수도 있다. 꽃이나 화분도 좋은 선물이라 생각한다. 요즘 집안 꾸미기에 관심 있는 이들에겐 대형 선인장도 꽤나 선호되는 선물이다. 꽃도 마찬가지. 다만 때와 상관없이 사시사철 빨간 장미를 주는 건 금물이다. 철마다 나오는 꽃들이 따로 있고, 꽃마다 의미도 따로 있다. 선물 받는 사람의 생일에 맞춰서 혹은 그 사람이 좋아하는 메시지에 맞춰서 꽃을 선물하는 건 꽤나 낭만적인 선택이 된다.

 


선물은 받을 때만큼이나 줄 때도 기분 좋아진다. 이 말을 실감하지 못하는 이들이라면 인생 헛산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주는 건 몰라도, 적어도 연인과 배우자에게 주는 선물은 더 신중해야 한다. 그만큼 중요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우선, 내가 산 그 선물을 반대로 내가 받았다고 가정해보자. 내가 기분 좋을지 아니면 그냥 그럴지를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 나부터도 시시하게 여겨지는 건 상대도 마찬가지다. 이건 선물의 가격 문제가 아니라 받는 사람을 고려했느냐의 문제다.

 

둘째, 선물이 흔하지 않을지 생각해보자. 흔한 건 가치가 떨어진다. 늘 주고받는 뻔한 걸로는 안된다. 아마 이런 건 못 받아봤겠지 하는 걸 찾아보는 것도 좋다. 유쾌함을 주는 선물도 의외로 좋다.

 

셋째, 자신을 잘 드러내는 선물도 좋다. 선물을 보면 선물 준 사람이 바로 떠오를 정도로, 색깔이 묻어나는 것도 좋다. 이건 “누구다운 선물이야”라는 반응을 이끈다. 

 

넷째, 선물은 물건을 주는 것이지만 주는 사람의 마음이 담겨야 한다. 그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이걸 고르고 샀을 거란 게 녹아들어가야 좋은 선물이 된다. 아무리 비싼 선물이라도 마음이 담긴 흔적이 없으면 그건 상대의 감동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그래서 짧지만 손글씨로 카드 한 장 적는 것도 요령이다. 아무 생각 없이 관성적으로 고른 선물은 그냥 선물을 줬다는 의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리고 선물 자체가 아닌 선물한 사람이 오래 기억나는 게 더 중요하다.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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