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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폰만 충전 안 되는 ‘​웃픈’ LG 고속무선충전기

고속충전은 갤럭시 시리즈 등 타사 모델만 가능…정작 기존 LG 휴대폰엔 못 써

2017.02.10(Fri) 17:34:27

LG이노텍이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용 ‘고속’ 무선충전기를 양산해냈다. 정작 LG전자의 스마트폰 중에는 무선충전 기능을 장착한 제품이 없어,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 좋은 일만 해준 꼴이 아니냐는 ‘​웃픈’​ 말까지 나오고 있다.

 

LG이노텍의 스마트폰용 고속 무선충전기 ‘리베라(LiBERA)’ 상품정보 캡처


LG그룹의 전자부품 계열사 LG이노텍은 지난 1월 스마트폰용 고속 무선충전기 ‘리베라(LiBERA)’를 국내 출시했다. 이 제품은 LG이노텍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15W(와트)’ 무선충전기다.

 

기존의 무선충전기는 유선충전기에 비해 시간이 오래 걸렸다. 유선충전기는 스마트폰에 9~15W의 전력을 보내는데, 무선은 그보다 낮은 5~9W를 공급하기 때문. LG이노텍의 고속 무선충전기는 유선과 같은 15W 전력을 공급해 방전 상태에서도 30분이면 50%를 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제품은 내장 센서가 스마트폰과 맞닿은 부분의 온도를 측정해 과열을 방지한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 성능 저하 및 배터리 폭발 위험을 줄였다.  

 

LG이노텍의 스마트폰용 고속 무선충전기 ‘리베라(LiBERA)’ 상품정보 캡처​


그런데 리베라 제품 사양을 들여다보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 LG이노텍 고속 무선충전기가 고속 무선충전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경쟁사 삼성전자의 갤럭시S7과 S7엣지, 갤럭시 노트7, 노트5, 갤럭시S6 엣지플러스다. 

 

일반 무선충전 지원 기종도 갤럭시S6, 넥서스4·5·6, 스카이 IM-100 기종 등이었다. 무선충전 국제표준화 단체 세계무선전력협회(WPC)의 기술표준에 맞춰 Qi 충전 방식을 사용하는 모든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다.​​

 

LG전자에서 출시한 스마트폰 ‘G 시리즈’는 찾아볼 수가 없다. LG이노텍이 세계 최초로 야심차게 내놓은 제품임에도 LG전자에서 나온 스마트폰은 전혀 지원하지 않는 것이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LG가 갤럭시S를 위해 세계 최초로 고속무선충전기를 만든 거냐’ ‘LG가 또 남 좋은 일을 했다’ ‘왜 너희가 만들고 쓰질 못하니’ 등 우스갯소리가 돌았다.

 

리베라는 왜 LG전자 스마트폰을 지원하지 못할까. 이유는 LG전자의 스마트폰들이 무선충전 기능을 탑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출시된 G5, V20에 무선충전 기능은 적용되지 않았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우리가 양산한 고속 무선충전기는 기종에 상관없이 기술표준에 해당하는 무선충전 기능을 포함하고 있으면 모두 사용이 가능하다”며 “다만 시중에 나온 LG전자 스마트폰 제품의 경우 고속 충전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지원하지 못하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 역시 “스마트폰 G2부터는 자체 무선충전 기능을 넣지 않고 있다”고 인정했다. 이달 말 공개 예정인 신형 G6의 경우 고속 무선충전 기능이 들어가는지에 대해 관계자는 “아직 출시 전이라 성능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 여러모로 검토 중에 있다”고 전했다.

 

재계 관계자는 “같은 그룹 내에서도 한 계열사에서는 고속 무선충전을 위한 충전기를 개발했는데, 다른 계열사는 기능을 포함시키지 않는 엇박자 행보”라며 “LG 모바일 사업의 부진과 겹쳐 더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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