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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 교수, 한국경제에 충고<br>“추가 경기 부양 불필요”

삼성증권, “베로 교수, 한국은행과 스탠스 비슷”

2014.06.02(Mon) 18:36:36

최근 방한한 로버트 베로 하버드대 교수가 한국경제에 대해 충고했다. 특히 우리 정부의 경기 부양방침과 관련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2일 베로 교수는 한국은행 국제컨퍼런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를 통해 “현재 한국의 3~4% 성장률은 글로벌 수준에서 보면 높다. 따라서 정부가 추가 부양정책을 통해서 개입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베로 교수는 “세월호 참사가 슬픈 사고였고 정치적인 조사과정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지만, 경제적으로 봤을 때 거시경제적 재난으로 보긴 어렵다”며 “한국은 이전부터 수출이 경제성장의 원동력이었다. 현재 수출과 수입이 균형적으로 같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사안에 대해 새로운 이론이나 원칙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자유 무역과 자본이동을 옹호한다. 또한 원화절상에도 찬성한다. 현재 한국이 취하는 정책 모두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또 그는 “경상수지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균형으로 가는 편이 바람직하며 원화 절상도 그에 맞추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한국 경상수지 흑자가 불황형 흑자란 일각의 주장에 대해 “수출 증가가 수입을 웃돌면서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불황형 흑자라고 보진 않는다. 현재 한국의 3~4% 성장률은 글로벌 수준에서 보면 높은 편이다. 그러므로 정부가 추가 부양정책을 통해서 개입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그의 설명은 7조8000억 원 수준으로 재정 집행 규모를 늘리겠단 현오석 경제 부총리의 발언과 사실상 대치되는 것이다.

지난 21일 오전 현 부총리는 국회에서 열린 당정 협의회에서 “상반기 재정 집행 규모를 당초 목표보다 7조8000억 원 수준 확대할 것”이라며 “정책금융 7조4000억 원을 확대해 146조6000억 원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 부총리는 이날 세월호 참사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여행·운송·숙박업계에 대해 세금 납부 기한 연장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김범준 차장은 “베로 교수의 의견은 한국은행과 스탠스가 비슷하다”며 입장에 따라 해석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성장률 3~4%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한국은행이나 베로 교수는 이 수치를 괜찮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나 증권업계에선 우리 경제의 잠재력이 충분히 발휘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해 내수 부양 정책으로 경제 성장의 모멘텀을 확보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각각의 입장에 따라 한국경제에 대한 해석이 다를 수 있다는 것.

김 차장은 “정확한 것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것이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면서도 “시장은 내수부양을 통한 경기 활성화를 원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구경모 기자

chosim34@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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