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목(鳳凰木) (콩과, 학명 Delonix regia)
계절상 매서운 추위에 하얀 눈이 펑펑 쏟아져야 하는 1월, 하늘이 시원스럽게 파랗다. 파란 하늘에 불꽃처럼 타오르는 꽃나무가 있다. 남미 대륙, 페루의 리마에서 만난 봉황목(鳳凰木) 또는 불꽃나무라고도 하는 화려한 꽃나무다. 꽃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알려진 나무이다.
상식적 계절 감각으로 1월은 한겨울이다. 짙푸른 이파리로 무성했던 초목은 상록수가 아니라면 모두가 잎을 떨구고 앙상한 가지 사이로 빈 하늘이 군데군데 드러나야 하는 계절이다. 우리는 이러한 세계에서 줄곧 살아왔다. 하지만 이러한 상식이 언제나 맞는 것이 아님을 체감한다. 대부분 꽃이 한겨울을 넘기고 춘삼월에 꽃이 피는 북반구와 달리 남반구에서는 9월이 되어야 꽃들이 피어나고 12월이 되면 한여름에 접어든다.
한겨울에 덜덜 떨며 한국을 떠났는데 하루 만에 찌는 듯한 불볕더위에 땀방울 송알송알 배어 나오는 남반구 페루의 한여름 날씨를 맞이했다. 눈 시리게 파란 하늘에 눈부시게 타오르는 불꽃나무 꽃 무더기를 보니 고국을 떠나 멀리 낯선 곳에 와 있음이 한결 실감이 난다.
봉황목은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 섬 원산이며 학명은 Delonix regia이다. 마치 푸른 숲 더미에 활활 불꽃이 타오르듯 화려하다. 열대, 아열대 지방의 도시에 가면 가장 먼저 현란한 꽃 무더기로 눈길을 끄는 꽃나무 중 하나이다. 꽃이 불꽃처럼 아름답고 화려하여 전 세계에 널리 보급되었으며 특히 가로수로 많이 심고 있다.
영명(英名)은 Flame Tree, Flamboyant이며 Peacock Flower, Royal Poinciana, Mohur Tree라고도 한다. 동남아에서도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 등 열대, 아열대 지방의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무이다. 베트남에서는 ‘불사조의 꼬리’라고 한다. 이러한 이름에 연유하여 국내에서는 ‘봉황목’ 또는 ‘불꽃나무’라는 이름으로 원예 상가에서 유통되고 있다. 노지 월동은 안 되지만 일부 식물원과 원예 애호가들에 의해 온실에서 재배하기도 한다.
높이는 9~12m 정도가 되며 나무의 모양은 윗부분이 우산처럼 넓게 펴지며 잎은 깃털 모양의 2회 깃꼴겹잎으로 우리나라 자귀나무 잎을 매우 닮았다. 꽃말은 ‘희망’이라고 한다.
박대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