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상 최대 배당에 이건희·재용 부자 ‘표정관리’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최순실 씨를 통해 국민연금공단을 움직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그가 삼성그룹에서 수백억 원 수준의 배당금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는 1주당 2만 7500원, 우선주 1주당 2만 75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3조 8503억 5227만 4200원으로, 2015년 대비 약 36% 증가한 금액이다.

이는 지난해 11월 삼성전자가 발표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의 일환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2016년과 2017년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현금배당 결정은 오는 3월 열리는 주주총회를 거쳐 확정된다.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배당을 결정하면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도 총 1903억여 원의 상당한 배당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 보통주 3.54%(498만 5464주)와 우선주 0.06%(1만 2398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통주로 1371억여 원, 우선주 3억 4156만 원을 받게 된다.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은 보통주 0.77%(108만 3072주)를 갖고 있어 297억 8448만 원을 챙길 수 있다.

또한 이재용 부회장은 보통주 0.6%(84만 403주)를 보유해, 배당으로 231억 1108만 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에 이어 삼성물산 역시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보통주 1주당 550원을 주기로 한 것.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7.08%(3267만 4500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에 따라 179억 7097만 원을 수령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삼성SDS 등 다른 계열사들도 배당을 발표하면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총수 일가의 배당금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이 부회장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 대상에 올라있다. 지난 16일 특검은 이 부회장에 대해 뇌물공여 및 위증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기각해 구속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특검은 보강수사를 통해 구속영장 재청구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부회장은 최순실 씨 일가에 대한 지원을 대가로 지난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에 손을 들어주도록 도와달라고 박 대통령에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민들의 노후 자금인 국민연금에까지 손을 댔다는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와중에 총수 일가가 배당으로 수백억 원을 수령했다는 사실에 또 다시 분노를 자아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삼성그룹 측은 특검 수사와 오너의 배당은 별개의 문제라며 논란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그동안 벌어들이는 것에 비해 주주배당을 적게 한다고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지난해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했고, 배당을 많이 하는 것”이라며 “배당은 보유하고 있는 주식만큼 받는 거다. 이건희 회장이나 이재용 부회장 등 총수 일가는 4조 원에 가까운 총 배당금 중 일부를 가져가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배당을 많이 하면 이득을 보는 건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주주나 가입자들, 51%나 되는 외국계 주주들, 국민연금을 비롯한 수많은 국내기관들, 개인투자자들이다”라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주식회사에서 배당하는 것은 당연하다. 많이 벌면 그만큼 많이 풀어야 한다”며 “이번 삼성 이 부회장의 경우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국민연금 압박 등 여러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와중에 배당금 수백억 원이라는 액수가 나오니까 국민정서상 비판이 나오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한편 삼성전자 주식 8.96%(1260만 7391주)를 보유한 국민연금도 3467억 원 상당의 배당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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