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구글의 지도 해외 반출 불허 결정이 나기 전까지, ‘포켓몬 고’는 찬성 측 입장의 강력한 논거였다. 우리나라 사용자만 규제에 막혀 글로벌 콘텐츠를 즐길 수 없게 됐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구글맵스와 한국 서비스의 상관관계가 없어짐에 따라 구글이 여론 조성을 위해 일부러 늦게 출시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게 됐다. ‘포켓몬 고’ 개발사 나이언틱랩스는 구글의 자회사다.
‘포켓몬 고’ 개발사 나이언틱랩스는 2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포켓몬 고 한국 서비스를 공식화 하고 향후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포켓몬 고’는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제작된 증강현실 게임이다. 여기에 강력한 지적재산권(IP)인 포켓몬이 더해져 출시 초기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날 발표를 맡은 데니스 황 나이언틱 아트 총괄 이사는 뒤늦게 출시된 것과 구글맵스의 해외 반출의 관련성에 대한 ‘비즈한국’의 질의에 대해 “구글맵스와 관련해서는 답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황 이사는 “뒤늦게 출시된 이유는 예상보다 뜨거운 반응으로 인해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바빴기 때문”이라며 “현재 포켓몬 고는 영어 이외에 프랑스, 이탈리아어, 독일어, 스페인어만 지원되고 있으며 여기에 한국어가 추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맵스가 아니라면 다른 어떤 지도가 적용된 것인가에 대해서는 누구나 접근 가능한 공공 지도를 바탕으로 제작됐다고 덧붙였다. ‘오픈 스트리트맵’ 아니냐는 추가 질의에 대해서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밀 데이터 지도인 5천분의 1 지도를 사용한 것인지, 혹은 5만분의 1 지도를 사용한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이는 만약 5천분의 1 지도를 사용했다면 해외 지도 반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위법성을 따지는 중요한 질문이었다.
이후에도 지도와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졌으나 황 이사는 줄곧 밝힐 수 없다는 입장만을 견지했다.
지난 2016년 7월 6일 뉴질랜드에서 최초로 서비스를 시작한 ‘포켓몬 고’는 국내 출시 이전까지 전 세계 58국에서 서비스를 진행해왔다. 출시 첫 달에만 2억 650만 달러(2400억 원)에 이어 지난 12월까지 누적 매출 9억 5000만 달러(1조 1000억 원)을 기록하는 등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다.
‘포켓몬 고’는 전날 국내 서비스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주요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며 여전히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미 전 세계에서 출시 초기와 같은 흥행은 없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끝내 황 이사는 “본사에 연락을 취해 공개할 수 있는 정보에 대해 협의하겠다”며 “포켓몬 고에는 사용자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어떤 지도를 사용했다고 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봉성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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