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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tar] 대통령 찬조연설을 꿈꾼다. ‘범근뉴스’ 국범근

문재인 성대모사 1인자 확신…‘문 대표 어머니도 속일 수 있다’

2017.01.18(Wed) 19:18:29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성대모사만큼은 본인 빼고는 전국 탑이라는 프라이드가 있습니다. 보이스피싱도 가능합니다. 문 대표 어머니도 속일 수 있어요.”

 

귀여운 외모에 자그마한 체구. 망설이면서도 할 말은 시원하게 한다. ‘역사인물 랩배틀’, ‘범근뉴스’ 등으로 유명한 국범근(20)​ ‘쥐픽쳐스’ 대표. 

 

국 씨는 ‘비즈한국’과 만나자마자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문재인 전 대표 성대모사를 기막히게 해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 성대모사도 열심히 연습했는데 사퇴했다며 진지하게 아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지난해 활발한 활동을 한 국 씨는 올해 새로운 목표를 잡고 다음 단계로의 진입을 꿈꾸고 있었다. 대학생, MCN 크리에이터, 예능인 모두를 꿈꾸는 국범근 씨를 ​지난 12일 ​서울 서소문 인근 수제버거 식당에서 만났다. 

 

문재인 성대모사를 하고 있는 국범근 씨. 사진=이세윤 디자이너


―요즘 어떻게 지냅니까?

“언제나 그냥 하루하루 연명하는 기분으로 살고 있습니다.”

 

―SNS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시는데요. 어떻게 활동을 하게 되었나요.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같이 UCC를 만들었는데 되게 재밌었어요. 교내 방송으로 공개됐는데 친구나 선생님들이 잘 봤다고 얘기해줬어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제 영상을 보여줄 때의 즐거움이 너무 좋아서, 그때부터 페이지를 만들고 시작을 하게 된 거죠.”

 

―초기에는 주로 어떤 영상을 만들었나요?

“주로 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소재로 한 패러디 영상들. 웃긴 영상들을 주로 만들었어요. 베어그릴스나 영화를 패러디해서 재밌게 만들었어요.”

 

―역사 인물 랩 배틀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당시 지원한 대학들에서 다 떨어진 뒤 가족들 눈치를 볼 때였습니다. 하루하루 격랑 속에서 지내던 시절이었는데, 마음이 힘들었어요. 구심점이 필요했습니다. 그때까지는 재밌는 영상만 만들어 왔는데, 갑자기 퀼리티 있는 영상을 만들고 싶었어요. 유튜브를 찾아보는데 ‘에픽 랩 배틀 오브 히스토리’가 있는 거예요. 외국의 역사 속 인물들이 나와서 랩 배틀을 하는 건데, 재밌었어요. 그걸 보면서 ‘우리나라도 재밌는 역사 인물도 많은데, 이걸 가지고 와서 하면 재밌겠다’라고 생각을 하게 됐죠. 우리 역사라는 오래된 소재에 가장 현대적인 소재인 힙합을 접목해 콘텐츠를 만들면 좋지 않을까 해서 만들게 됐죠.”

 

―‘범근뉴스’는 어떻게 탄생했습니까. 

“‘역사 인물 랩 배틀’ 한 편을 만드는데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이 들어가 힘들더라고요. 빨리빨리 만들어야 되는데 한 편 만들 때마다 그런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니 한계가 느껴지더라고요. 저 혼자서 꾸준히 연재할 수 있는 콘텐츠가 뭐가 있을까 고민했는데요, 제가 시사 이슈나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이런 것들을 접목해 풀어내면 좋지 않을까 해서 ‘범근 뉴스’를 만들었습니다.”

 

―역사 인물 랩 배틀을 보면 비용도 많이 들 것 같아 보입니다. 

“처음에는 자비로 만들었는데 점점 입소문을 타면서 3화부터 콘텐츠진흥원에서 지원금을 받게 됐습니다. 이렇게 해서 지금 6화까지 만들었죠. 그런데 최근 콘텐츠진흥원에서 불미스런 일(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관련)이 생겼습니다. 원장님이 제 고등학교 친구 아빠의 친구인데 원장 되기 전 제가 고3 때 한 번 본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만든 영상을 보여 드리자 ‘아저씨는 이걸 보면서 계속 스킵을 하고 싶었어. 공부나 해. 대학을 먼저 가’라고 충고를 해주셨던 분입니다. 마음이 아팠어요. 특검 포토라인 앞에 서셔서.”

 

국범근 씨는 새해에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다. 사진=이세윤 디자이너


―구글 뉴스 랩에서 만든 ‘젤리플’ 영상이 500만 조회 수 이상의 초대박을 쳤습니다. 비결이 무엇입니까. 

“구글 뉴스 랩은 구글이 국내 언론사 4개와 협의해 대학생을 대상으로 지원금을 주면, 3달 동안 4명이서 한 팀이 돼서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이었어요. 저는 처음부터 10대들의 성(性)으로 가자고 생각했어요. 10대들도 성에 대해 솔직히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젤리플이라는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한 거죠. 주제가 성에 관련되다 보니 제가 ‘범근뉴스’ 몇 백 편을 만들어도 안 나올 조회수가 나오게 된 거 같아요.”

 

―범근뉴스 하면서 욕도 많이 먹었습니다. 신경 쓰는 편인가요.

“아무래도 시사 이슈에 제 의견을 밝히다 보니 유머나 공감 영상을 만들 때는 안 들어도 될 욕들을 많이 먹는 거죠. 성평등 이슈를 영상으로 만들 때 가장 많은 욕을 먹는 거 같아요. 스트레스는 항상 받아요.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해도 연연 안 할 수가 없어요. 들어가서 다 보게 되요. 욕 먹는 것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게 마음이 편해요.”

 

―최근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 성대모사를 열심히 연습했는데 사퇴해 많이 아쉬워했다고 들었어요.

“연습 많이 했죠. 제 영혼을 불태웠지만 사퇴했습니다. 저는 그분이 조금 더 오래 해주시길 바랐어요. 제 개인기가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 어떻게 따라 하겠어요? 특징이 없습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성대모사로 유명합니다. 직접 만난 적도 있나요. 

“두 번 있어요. 2015년 제 생일날, 민주당이 당 대표를 뽑는 전당 대회 날이었어요.​약속도 없고 심심하던 차에​ 마침 저희 집 앞 올림픽공원에서 하기에 잠깐 구경 갔어요. 들어가자마자 문재인 대표가 악수하면서 돌고 있었어요. 직접 본 게 신기해서 악수를 청했어요. 두 번째는 지난 2016년 1월 더불어민주당으로 당명 바꿀 때 당명 공모를 했습니다. 그때 제가 희망민주당이라는 이름으로 냈는데 그게 여론 선호도 조사 1위를 찍어서 당명이 될 뻔 했습니다. 여론선호도와는 별개로 더불어민주당으로 이름 정해지고, 저는 시상식 때 가서 상장 받고 문 전 대표와 악수했습니다.”

 

―욕 먹으면서도 끊임없이 얘기하는 이유가 있나요.

“화제가 되기도 하고 필요하니까, 해야 하니까 하는 거겠죠. 욕 먹는 것은 그만큼 첨예한 이슈라는 뜻이니까요. 아무나 할 수 있는 무난한 얘기를 하는 것보다 욕을 조금 먹더라도 필요하고 적절한 얘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렸을 때부터 관심 받는 것을 좋아했나요. 

“관심이 없으면 사람은 죽습니다. 사람이 언제 죽는지 아십니까. 총에 맞았을 때, 칼에 맞았을 때가 아닙니다. 사람들 뇌리에서 잊혔을 때 입니다. 관심을 주십쇼. 여러분, 관심이 필요합니다.”

 

―관심종자여서 불편한 것도 있나요.

“관심을 하루라도 안 받으면 몸에 가시가 돋칩니다. 관심이 끊기면 사람들과의 ‘무언가’가 끊겼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고요. 안희정 충남지사도 스무 살 더 먹으면 이렇게 될까요.”

 

―2017년 계획은 무엇인가요. 

“대선 찬조 연설을 꼭 한 번 해보고 싶습니다. 관심을 받고 싶어서가 아니라 대선이라는 중요한 이벤트에 의미 있는 경험을 남기고 싶어요. 지금 첫 투표하는 세대, 저와 비슷한 젊은 또래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들을 찬조 연설을 통해서 던져보고 싶어요.”

 

―누구 찬조 연설을 해보고 싶나요?

“그건, 뭐. 시대와 국민이 부르는 대로겠죠. 제가 선택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 다른 목표가 있다면. 

부귀영화를 누리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재미있고 또 의미 있는 영상을 만들면서 꾸준히 활동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유튜브 구독자 10만명 넘고 싶고요. ‘어디 가서 구독자 10만 명 넘기 전까지는 페북 스타 이런 말 입에도 올리지 말라’는데, 제가 ‘페이스북 스타’라든지 ‘SNS 스타’ 이런 대접을 받으면 되게 거북해요. 방송 출연도 하고 싶어요. 제가 있는 위치에서 열심히 활동하면서 더 큰 영향력을 가지는 것, 그 영향력을 우리 사회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게끔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나이가 올해 우리나라 나이로 21살이라 입대 가능성도 이야기 나오고 있습니다. 

“(입대는)안 됩니다. 제 나이 때 모든 사람들이 같은 고민을 할 것 같아요.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든 어떤 활동을 하고 있든, 끊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우리나라에서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가 왜 안 나오는지 다른데서 이유를 찾을 필요가 없어요. 걔네들이 차고에서 뭐 만들 때 삽질해야 되는 게 우리나라 현실이잖아요.”

 

―1년 10개월치 영상을 만들어 놓고 예약으로 돌아가면서 올리는 것은 어떤가요. 

“1년 10개월 전을 한 번 생각해 봅시다. 새누리당이 200석이 될 거 라고 했어요.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한 40% 됐어요. 이런 나라에서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대통령 후보 찬조연설을 꿈꾼다는 국범근 씨. 사진=이세윤 디자이너


―아직까지는 대학교 신입생입니다. 대학 생활은 어떤가요. 

“모르겠어요. 너무 어렵습니다. 이번 학기 성적을 아직 안 봤어요. 무서워서요. 아마 학사경고가 뜰 것이 유력해요. 대학 생활에 몰입하기가 힘들어요. 학교가 멀기도 하고, 제가 하는 일도 있으니 완전한 대학생이라는 인식을 갖기가 어려워요.”

 

―대학교를 그만둘 생각도 있는 건가요. 

“그것은 제가 결정할 건 아니라고 봅니다. 주변 분들과 잘 상의해서 결정하겠습니다. 자세한 건 일요일에 말씀 드리겠습니다.” 

 

―대학교에 친구들이 많이 없겠네요.

“‘아싸’(아웃사이더)입니다. 1년 동안 대체 뭘 했는가 스스로 물어보기도 해요. 아직까지는 대학교 캠퍼스 투어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2017년에는 조금 더 달라질 것을 기대하면서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다면.

“서로 사랑하세요. 항상 하는 이야기는 “쥐픽쳐스 구독해 달라”는 거구요. 주변에 보면 젊은 시사 크리에이터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시사 콘텐츠를 만든다’라고 소개가 되기도 해요. 그런데 돌이켜 보면 그런 평가만큼 ‘잘 했는가’ 스스로 따져보면 아직은 부족한 것이 많습니다. ‘내가 약을 팔고 다니는 건가’라는 고민도 해요. 올해는 그런 고민을 씻어내는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한 해가 됐으면 합니다.”

김태현 기자

to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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