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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뇌물” vs “중하지 않아”…법조계 이재용 영장 전망 ‘반반’

쟁점은 부정한 청탁 여부…내일 새벽 2~3시는 돼야 결과 나올 듯

2017.01.18(Wed) 10:01:03

“역대급 뇌물사건에 해당하는 규모다. 어떻게 불구속으로 사건을 처리할 수 있겠나. 무조건 영장 발부만 보고 간다.”

 

운명의 날이 밝았다. 서울중앙지법은 오늘 오전 10시 30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필요성이 ‘절대적’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앞서 특검팀은 오전 9시 20분쯤 이 부회장을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불러 구인장도 집행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에게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 측에 433억 원대 뇌물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를 구속영장 혐의에 적시했다. 미르‧K스포츠 재단 204억 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16억 원, 코레스포츠 지원 계약 213억 원을 모두 합친 금액인데, 이 과정에서 회삿돈을 빼돌리고(특경 횡령)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 증인으로 나와 거짓 증언(위증)한 혐의도 적용했다. 특경 횡령과 위증을 붙인 것은 어떻게든 영장을 받아내겠다는 특검팀의 의지로 풀이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전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한 뒤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특검팀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에게 구속영장 청구를 할지 말지를 놓고 고민했던 게 아니라, 이재용 부회장 외에 누구한테까지 영장을 청구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길어졌던 것”이라며 “이재용 부회장이 미르나 K스포츠 재단처럼 공익 재단에 준 것을 제외하더라도 코레 스포츠 등 최순실에게 직접적으로 간 돈만 200억 원이 넘는다. 역대 대통령 관련 뇌물 사건 중 금액이 가장 큰 편인데 어떻게 영장을 치지 않고 갈 수 있었겠느냐”고 설명했다.

 

삼성도 오늘 영장실질심사에서 이 부회장의 범죄혐의를 놓고 치열한 법리공방 벌일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쟁점은 이 부회장이 박 대통령 측에 부정한 청탁을 했는지 여부인데 이 부회장 측은 박근혜 대통령의 강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최순실 씨 측은 지원했다는 주장을 반복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오늘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법리’와 ‘여론’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구속영장에서 적시한 금액대가 크겠지만, 결국 삼성은 ‘피해자’라는 것 아니냐”며 “이 부회장은 구체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최지성 사장 등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길 것인데, 법원에서 보기엔 방어권을 보장해 줄 필요가 있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위증 정도가 입증 가능한 범죄 혐의라고 볼 수 있는데 국회 청문회에서의 위증은 법정에서의 위증보다 책임이 가볍고 또 위증만으로 구속되는 것은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의 한 검사 역시 “범죄 기록을 보지 않아 조심스럽다”면서도 “도주의 우려도, 증거 인멸의 우려도 없지 않나. 결국 구속을 해야 할 만큼 범죄 혐의가 중한가에 대한 입증을 해야 하는데 설사 입증된다고 하더라도 삼성이라는 글로벌 기업의 역할까지 감안할 때 불구속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서울중앙지검 관계자 역시 “이 부회장에게는 ‘국가 경제 기여’라는 명분이 있기 때문에 법정에서 범죄 혐의와 별개로 불구속의 필요성을 주장할 것이고 주요 매체들도 이 부회장의 구속을 반대하는 의견을 내고 있지 않느냐”며 “일부지만 여론이 옹호한다는 것은 법원이 불구속을 결정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특검’의 성격을 고려해 법원이 영장을 내 줄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법무부 고위 관계자는 “법원이 지금 이재용 부회장에게 영장을 발부하지 않으면 이번 특검 수사의 가장 큰 고비인 이재용-박근혜 뇌물죄 입증을 방해하는 모양새가 된다”며 “정치권에서 사법개혁 얘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법원이 스스로 나서서 개혁의 대상이 되는 그림은 연출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풀이했다. 

 

특검팀 관계자 역시 “이재용 부회장의 혐의를 입증할 진술도 있고, 여러 정황 자료들도 충분히 확보했다. 깜짝 놀랄 것”이라며 영장 발부를 자신하고 있다. 

 

통상 주요 사건 피의자의 구속 여부는 자정 넘어 결정되는데,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법원이 더 신중한 판단을 하는 ‘그림’을 연출해야 하기 때문에라도 새벽 2~3시는 되어야 결과가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은 뒤 이 부회장은 당초 특검 사무실에서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려 했으나 ​법원이 인치 장소를 서울구치소로 결정했다.

남윤하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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