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000일을 앞둔 1월 7일 토요일 저녁. 세월호에서 살아남은 단원고 학생 9명이 광화문 광장에 나와 자신들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3년 만이었다.
“저희가 이곳에 서서 시민 여러분께 온전히 저희 입장을 말씀드리기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 물속에서 나만 살아나온 것이, 지금 친구와 같이 있어줄 수 없는 것이 미안하고 속상할 때가 많습니다.
저희는 대통령의 사생활을 알고 싶은 게 아닙니다.
나타나지 않았던 7시간 동안 제대로 보고받고 제대로 지시해주었더라면, 가만히 있으라는 말 대신 당장 나오라는 말만 해주었더라면, 지금처럼 많은 희생자를 낳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동안 저희는 비난받은 것이 두려워 숨어있었습니다. 이제 저희도 용기를 내어보려 합니다.
나중에 친구들을 만날 때 당당히 말할 수 있도록.
먼저 간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우리는 너희들을 절대 잊지 않고 기억할게.”
촬영·편집 박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