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 씨(61·최서원으로 개명)의 본명이 ‘최필녀(최필여)’가 아니었다. 그동안 최 씨가 본명 최필녀에서 최순실로 개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지난 12월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이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필녀는 다른 사람”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아직까지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공개된 적은 없었다.
‘비즈한국’은 구국여성봉사단 이사와 새마음봉사단 사무총장을 지낸 최필녀 씨의 신분 확인 문서(신원조사서, 인감증명서, 호적등본, 이력서 등)를 입수하고 최순실 씨와 다른 인물임을 확인했다. 최필녀 씨는 최순실 씨(1956년생)보다 14세 많은 1942년생이었다.
최필녀 씨의 남편 김 아무개 씨(76)의 호적등본에는 그녀의 부모 이름이 적혀 있었는데, 최태민과 임순이가 아니었다. 또 그녀의 남편 이름도 최순실 씨의 전 남편 이름인 김영호나 정윤회가 아니었다. 1972년 7월 김 씨와 혼인신고를 한 그녀에게는 올해로 47세, 45세가 된 두 아들도 있었다.
최 씨가 새마음봉사단에 제출한 이력서 내용과 그동안 알려진 최순실 씨의 이력도 달랐다. 그녀는 1963년 수도여자사범대학(세종대학교의 전신)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노동청 행정주사(1963년 10월~1965년 4월), 한국해외개발공사 사원·의원(1965년 4월~1970년 5월)을 지내다 구국여성봉사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구국여성봉사단이 새마음봉사단으로 사명이 변경된 이후에는 새마음봉사단에서 이사와 사무총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최순실 씨의 본명이 최필녀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새마음봉사단 총재로 지낼 당시 최필녀 씨 또한 ‘실세’였을 정황 근거가 발견돼 눈길을 끈다. ‘비즈한국’이 입수한 새마음봉사단 이사회 및 총회 회의록에는 최필녀 씨가 박근혜 총재 대신 회의를 진행하고, 회의 안건에 대한 결정을 이끌었다.
안건 사안은 새마음종합병원·새마음한방병원의 사회복지법인 경로마을 기부, 박근혜 총재 재추대 및 임원 선임, 인천 주안동 소재 소유 재산 사회복지법인 경로복지원 기증, 새마음봉사단 해산 등이다.
1979년 9월 20일 개최된 이사회 회의에서 최필녀 이사는 “박근혜 총재님께서 참석하시지 못하시고 본인에게 회의 진행을 하라는 명이 있어 본인 사회로 지금부터 사단법인 새마음봉사단의 이사회를 시작하겠습니다”고 했고, 이후 다섯 번의 회의에 박근혜 총재가 모두 참석했지만 진행은 최필녀 이사가 맡았다. 또 1979년 9월 열린 새마음결의실천대회에서 박 총재 대신 새마음봉사단기 및 임명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유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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