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파크와 맥도날드 망원점이 아르바이트생들의 임금 및 수당을 미지급한 것이 알려지며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다. 이런 가운데 CJ푸드빌이 시급을 부풀려 아르바이트를 채용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랜드에서 시작된 아르바이트 임금 문제가 국내 외식업계 전체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비즈한국’은 최근 1개월(2016년 12월 14일~2017년 1월 10일)간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포털인 알바몬과 알바천국에 올라온 ‘빕스(VIPS)’와 ‘계절밥상’의 채용공고를 분석했다. 이들은 CJ푸드빌의 대표적 브랜드로, 빕스(VIPS)는 59개 지점, 계절밥상은 32개 지점의 채용공고가 올라와 있었다.
조사 결과 두 브랜드의 아르바이트 시급은 올해 최저시급(6470원)보다 1300원 높은 7770원이었다. 하지만 이 시급은 주휴수당 포함 금액인 것으로 확인됐다. 주휴수당을 제외하면 빕스와 계절밥상의 시급은 사실상 최저임금인 셈이다. 심지어 주휴수당 포함 금액이 7240원으로 표시된 경우도 42개 지점이나 되었다. 이 경우 주휴수당을 제외하면 올해 최저임금보다 낮은 시급이다.
채용공고에 주휴수당이 포함된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도 문제다. ‘상세 모집 요강’에서 시급에 주휴수당이 포함됐음을 밝힌 지점은 빕스가 13.6%(59개 지점 중 8개), 계절밥상이 21.9%(32개 지점 중 7개)에 불과했다. 반면 경쟁업체라고 할 수 있는 이랜드파크의 애슐리와 자연별곡의 아르바이트 채용 공고에는 ‘기본시급+주휴수당’이 대부분 기재돼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CJ푸드빌의 한 관계자는 “패밀리 레스토랑은 노동 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아르바이트 지원률이 낮다”면서 “본사에서 권고하는 최저시급을 따를 수밖에 없어서 주휴수당 포함가로 부풀려서 채용공고를 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해명의 여지가 없는 문제지만 불법은 아니다”며 “기본시급 외에도 주휴수당과 연차수당 등을 정상적으로 지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겨울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르바이트 지원자 김세연 씨(24)는 “근로기준법에 무지한 학생들을 농락한 셈”이라며 “다른 아르바이트에 비해 2~3배나 바쁜데도 최저시급을 주면서 주휴수당 포함가로 시급을 부풀렸다는 건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아르바이트 지원자 박경선 씨(22)는 “불법이 아니라고 해서 반드시 정당한 건 아니다”며 “한두 달 일하고 그만두는 아르바이트생이라고 해도 정당한 대우를 해줬으면 좋겠다. 손님에 대한 서비스는 최고를 추구하면서 직원에 대한 서비스가 엉망이면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CJ푸드빌 측은 잘못을 인정하면서 빠른 시일 내에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비즈한국’에 전했다. CJ푸드빌 측은 “‘시급’란에 금액 이외의 추가 문구 삽입을 알바몬과 조율 중이고, 금일(1월 11일) 중 조치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아르바이트 사이트에 시급이 7700원 미만으로 표기된 건 지난해 기준”이라며 “CJ푸드빌은 일괄적으로 주휴수당을 포함해 시급을 7700원에 정하고 있다. 오해 없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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