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머니

리더 권위 떨어진 KB금융그룹

내부문제 해결 못한 채 금감원에 맡겨

2014.06.02(Mon) 09:28:54

   


전산시스템 교체 등의 내부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KB금융그룹의 경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5월 31일 국민은행 이사회는 전산시스템을 변경하는 절차를 모두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전산 시스템 교체에 대한 금감원 검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그 결과를 기다리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의 리더십이 손상됐다“며 ”임회장이 30일까지 사태를 해결하라고 했지만 이사회는 금감원 검사결과 발표 이후로 결정을 미뤘다. 결국 임 회장이 이사회도 이 행장도 설득하지 못한 것이어서 향후 경영권을 행사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보다 내부문제에 외부 조직인 금감원을 끌어들였다는 것이 문제다. 리더로서 권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임 회장이 권위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KB금융은 앞으로 경영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금융당국 등 외부에 의존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되면 리더십 공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이번 사태로 이건호 KB국민은행 은행장의 리더십에도 큰 손상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이건호 행장은 금감원에 전산시스템 교체와 관련한 검사를 의뢰한 장본인인데다가 은행의 최고 경영자로서 이사회도 제대로 설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31일 이사회가 열리기 직전 이 행장이 ‘전산시스템 교체 계획 전면 재검토’라는 카드를 내밀었지만 이사회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병기 국민은행 상임감사위원이 은행의 주 전산시스템을 IBM에서 유닉스로 교체하기로 한 이사회의 결정에 반발하면서 시작된 이번 사태의 최고 수혜자는 금융감독원이란 의견도 나온다.

이번 사태는 금융지주와 은행 내 의사결정기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 셈이다. 그래서 금감원이 KB금융그룹의 문제를 잘 해결한다면 감독 당국으로서의 권위와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국민은행에 대한 검사를 이달 초 마무리하고 늦어도 7월께 관련자와 경영진에 대한 제재를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구경모 기자

chosim34@bizhankook.com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