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의 100억 원대 대출에 담보로 제공된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의 부동산 일부가 최근 담보에서 풀린 것으로 확인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둘째 사위 김재열 사장은 지난 2011년 3월 하나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면서 채권최고액 120억 원으로 하는 부동산 근저당권 설정 계약을 했다. 대출의 120%를 설정하는 부동산 담보대출 관례에 비추어 보면 실제 대출금액은 100억 원으로 추정된다.
김 사장과 부인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의 자택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해당 주택 외에도 서울 한남동과 이태원동 일대 건물 3동과 토지 9필지가 공동담보로 목록에 올라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들 부동산이 모두 김재열-이서현 부부 명의가 아니라 장모 홍라희 관장의 소유라는 점이다.
등기부에 따르면 당시 담보로 제공된 부동산들은 홍 관장의 소유가 된 뒤 단 한 번도 담보로 제공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장모가 사위를 위해 선뜻 부동산 담보를 내놓은 것이다. 사위가 대출을 갚지 않을 경우 홍 관장이 대신 갚거나 부동산을 내놓아야 한다. 일종의 보증을 선 셈이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6일 공동담보목록에 올라 있던 홍 관장의 한남동 부지가 일괄적으로 담보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남동 부지는 삼성미술관 리움과 맞닿아 있는 토지와 건물들이다. 부동산등기부에는 이에 대해 ‘일부포기’라고 적고 있다. 한남동 부지와 함께 공동담보목록에 올랐던 이태원동의 홍 관장 명의 건물 1동과 토지 3필지는 아직까지 담보로 남아있는 상태다.
‘일부포기’는 근저당권자가 해당 담보에 대해 권리를 포기하는 것을 뜻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일부포기’의 경우 채무자가 대출을 일부 상환하거나, 맡겨놓은 담보의 가치가 상승해 일부를 담보에서 풀기도 한다”며 “홍 관장의 부동산 가치가 높아져 일부 풀어준 듯하다”고 설명했다. 여러 건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했는데, 하나를 해제해도 될 만큼 다른 부동산들의 가치가 상승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김재열 사장 부부가 살고 있는 자택은 대출 당시인 2011년 공시지가가 40억 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74억 9000만 원이었다. 담보에서 제외된 홍 관장의 토지 한남동 7×○-×는 ㎡당 공시지가가 2011년에는 381만 원이었지만, 지난해 710만 원이었다. 5년 사이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이태원동 1×6-× 역시 담보로 제공될 당시 ㎡당 공시지가가 441만 원이었지만, 5년 만에 894만 원으로 2배 넘게 올랐다.
앞서의 부동산업계 관계자의 말대로 대출 받은 당시와 비교해 담보로 제공된 부동산들의 가치가 현격히 높아져 하나은행에서 일부 재산에 대해 근저당을 해제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오너의 개인 자산에 관한 문제라 잘 알지 못한다”고 말을 줄였다. 근저당권자인 하나은행 측 역시 “개인 정보에 해당하는 사항이라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김재열 사장은 지난해 12월 30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김 사장은 제일기획 스포츠사업단이 삼성전자를 통해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특혜성 자금을 지원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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