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
인도 펀드가 선전하고 있다. 인도 총선 이후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모디노믹스(Modinomics)’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2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마이너스 6%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던 인도펀드가 올 들어 평균 수익률 21.09%를 기록하며 해외펀드 중 평균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1일 인도 총선 이후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모디노믹스(Modinomics)’에 대한 기대감이 인도 편드들의 연이은 급등세를 이끌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30년 만에 처음 과반 차지
현대증권 관계자는 “올 들어 실적이 개선되고 있던 인도 펀드는 인도 총선 이후 날개를 달았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에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인도 증시는 총선에서 압승한 제1야당 인도국민당(BJP) 정부가 경제 회복을 성공적으로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연일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폭등했다. 인도 센섹스 지수는 총선이 끝난 지난 12일 23551.00에서 16일 24121.74로 7.34% 치솟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선거에서 친 시장성향의 BJP는 단일 정당으로는 30년 만에 처음으로 과반수 의석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BJP를 이끄는 나렌드라 모디의 경제개혁 정책인 ‘모디노믹스’가 탄탄대로를 걷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 “게다가 인도는 이번 총선으로 30년 만에 단독정부를 구성했다. 단독정부를 이끌게 된 모디 총리가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천명함에 따라 인도 주식시장이 초강세를 보이게 된 것이다. 이에 인도와 관련된 펀드와 주식이 연일 초강세를 나타내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선거 이벤트 중의 하나가 정권 수뇌부가 바뀌는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선호하는 총리나 대통령의 모습은 경기 부양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가지고 대외 개방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런 지도자가 선출되면 그 나라의 자산들이 초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특히 국회나 의회 다수를 차지한 단독정부가 들어서게 되면 경제발전 정책에 더욱 강한 드라이브경제는 개방, 정치는 민족주의?
반면 모디 총리가 힌두민족주의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리란 분석도 나온다. 즉 경제 정책은 개방으로 가더라도 정치·외교적으론 미국 등과 갈등을 빚을 수도 있다는 것.
미 경제 격주간지 포천에 따르면 구자라트주(州) 주지사 시절 모디는 10년 동안 눈부신 지역 경제성장을 이끌었지만 지나치게 친(親)기업적이고 소통에 취약한 독재자의 면모도 드러냈다. 따라서 모디 정부의 출범으로 인도가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진 몰라도 민주주의·인권·복지·다양성에서는 후퇴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국내 대학의 한 인도 전문가는 “경제 살리기에 전념하겠다는 모디 총리는 후보 시절부터 규제 철폐와 해외투자 확대 같은 강력한 경제개방 정책을 예고한 바 있다. 그의 성장 중심 정책은 주변국은 물론 인도의 3위 교역국이자 투자국인 미국에도 분명 이득이 된다. 또 미국의 뉴스 사이트 허핑턴포스트는 현재 1000억 달러(약 102조2300억 원) 수준인 인도의 대미 무역수지가 오는 2020년 5000억 달러까지 늘 것으로 최근 예상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도 경제의 부활은 인도에서 활동 중인 미 기업들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인도는 미국산 무기의 최대 수입국이다. 현재 인도에는 1900여개 미 기업이 진출해 있다. 이들 기업이 고용한 현지 직원은 10만 명을 웃돈다. 게다가 모디 총리는 인도를 ‘제조업 허브’로 만들고 세계 첨단 기술의 중심지로 재탄생시킬 복안을 갖고 있다. 그는 전국 인터넷망 구축 등 통신산업 발전과 각종 인프라 투자, 연구개발(R&D) 사업 확대도 약속했다. 이들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 기업들에는 무한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또 “모디 총리에 대한 비자 거부, 인도 여성 외교관 알몸 수색 등 일련의 사건으로 미국에 대한 모디 총리의 불신이 강한 듯 하지만 정치는 경제를 이기지 못한다. 결국 모디 총리의 개방 정책이 성공해 미국 기업들에게 도움이 되면 미국과 인도의 관계는 좋아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역시 미국과 중국에 편중된 수출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서라도 인도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 펀드 올인은 위험
반면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김범준 차장은 “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모멘텀에 대한 기대심리가 크게 반영됐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구자라트주(州) 주지사 시절 지역을 발전시키는 데 성공한 모디 총리에 대한 인도국민들의 기대가 시장에 크게 반영됐다. 예전 서울시정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대통령에 당선됐던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우리 국민들이 가졌던 기대와 비슷하다. 또 아베노믹스와 미국 경기 실적이 생각만큼 좋지 않았다. 이 때 마침 모디 총리가 ‘모디노믹스’를 들고 나와 새로운 모멘텀을 찾고 있던 글로벌 시장이반색한 것이다. 즉 타이밍이 좋았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확실한 것은 개혁이 시작되기도 전에 시장이 먼저 반응했다는 것이다. 개혁은 시장 반응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거다. 분명히 한 두 번의 하락이 있을 거다. 그러므로 인도 펀드 등의 투자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들은 인도에 올인하지 말고 아시아 시장에 골고루 분산 투자하되 인도와 중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이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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