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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 부실계열사 지원, 현정은 회장의 ‘꼼수’

경제개혁연대 “대주주 위한 자금지원 성격 커”

2014.05.30(Fri) 10:52:03

   


현대증권의 잇단 부실 계열사 지원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는 현정은 회장의 ‘꼼수’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현대증권의 매각을 통해 현대그룹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당초 입장과 달리 현정은 회장이 현대증권을 매각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아 보인다는 것이다.

현대그룹은 작년 말 발표한 3조3천억 원 규모의 자구계획에서 현대증권과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등 금융계열사를 모두 매각해 금융업에서 완전히 철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그룹의 자구안 발표 이후 지난 4월 말 현대그룹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현대증권의 신속한 매각과 효율적인 유동성 공급을 위해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 일부인 14.9%를 신탁하고, 2000억 원을 지원했다. 이로 인해 현대상선과 현대그룹은 유동성 확보에 숨통을 틔었다.

이후 산업은행은 4월18일 현대그룹과 현대증권 매각을 위한 매각자문계약을 체결하고, 23일 투자안내서를 배포했다. 산업은행은 올해 중 현대증권 등의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현대증권은 최근 부실 계열사를 잇달아 지원하는 등 매각 계획에 역행하는 일을 벌이고 있다. 그 배경에 오너인 현정은 회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는 것. 이는 스스로 적자 상태인 현대증권이부실계열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이 상식 밖의 결정이기 때문.증권사 관계자는 “적자인 현대증권에 부실채권이 더해지면 제대로 매각이 이뤄질지 의문이다. 현정은 회장이 구제금융을 받으려고 어쩔 수 없이 주채권은행과 현대증권 매각 계획에 동의했지만 속내는 매각하고 싶어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작년(4~12월) 연결기준 영업손실 646억 원, 당기순손실 324억 원을 기록해 적자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현대증권은 지난해 12월 말 현대유엔아이 200억 원, 올해 3월 5일 현대엘리베이터 60억 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현대앨앤알 회사채 610억원을 인수했다.경제개혁연대는 현대증권의 이런 행태에 대해 강력한 우려를 표명했다.

현대앨앤알은 2012년 3월에 설립된 회사로 반얀트리호텔(에이블현대호텔앤리조트)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로 현대증권이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앨앤알은 2013년 말 기준 총 자산은 1298억 원, 순 자산은 438억 원이며 현재 영업 수익이 발생하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누적 결손금이 460억 원에 달한다. 부채 비율은 640%다.현대증권은 현대엘앤알 회사채 발행에 앞서 에이블현대호텔앤리조트 공사대금 채권, 현대엘앤알 명의로 외환은행 계동지점에서 개설되어 있는 예금과 채권, 에이블현대호텔앤리조트 발행 보통주 240만주 및 상환우선주식 1만5000주 등에 대해 793억 원의 담보한도를 설정했다.이에 대해 경제개혁연대는 회사가 자본잠식 상태로 담보 가치가 현저히 낮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경제개혁연대는 “현대증권의 현대엘앤알 회사채 발행이 대주주를 위한 자금 지원적 성격이 짙고 적절한 담보를 설정하지 않아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며 금융담국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특수관계인 등에 대한 현대증권의 지원 규모가 자기자본의 8%를 넘지 않기 때문에 관련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금감원의 이런 해석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현대증권이 정상적인 회사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부실 회사로 매각이 결정된 상태에서 자기 자본 8%를 넘지 않았다고 부실 계열사를 지원해도 무방하다는 것은 현대증권의 부실을 더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최윤정 기자

you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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