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연말 대규모 임원 인사를 예고하면서 KB금융지주와 계열사 내부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윤 회장은 12월 초 임원회의에서 “2년차 이상 임원들도 교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져 이번 임원인사가 광폭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금융권 안팎에선 4대 금융그룹(신한·KB·하나·우리) 중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의 모교 대구고등학교 출신 고위 임원들이 가장 많은 KB금융그룹 인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 의원이 친박 실세로 맹위를 떨지던 시절과 달리 최근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헌법재판소로 넘어가면서 ‘끈’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KB금융에 재직하는 대구고 출신 고위 임원들로는 최 의원과 동기인 김윤태 KB데이타시스템 사장, 후배인 전병조 KB투자증권 사장, 허인 부행장(전무)이 대표적이다. 다른 3대 금융그룹에선 유규현 우리카드 사장만이 유일한 대구고 출신이다. 이순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대표적인 대구고 출신 금융권 인사였으나 2014년을 끝으로 물러난 상태다. 4대 금융그룹 중에서 재직중인 전무 이상 임원이 가장 많은 출신고도 대구고로 파악됐다.
KB금융 소속 대구고 출신 임원들의 면면을 보면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인 김윤태 사장은 산업은행에서 기업금융과 M&A, 리스크관리 업무를 주로 해왔지 IT컨설팅과 시스템통합(SI)이 주요 사업인 KB데이타시스템을 지난해 1월부터 이끌고 있다. 때문에 선임과정에서부터 전문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전병조 사장은 KB투자증권이 현대증권을 통합해 내년 1월부터 통합 KB증권으로 출범하면서 윤경은 현대증권 대표와 각자 대표체제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허인 부행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KB국민은행 부행장으로 승진해 영업그룹을 담당하고 있다.
대구고 출신 금융권 관계자는 “최 의원은 대구고 재경동문회 회장을 오래 맡는 등 활발한 동문회 활동을 해왔고 동창들과 유대가 좋다”라며 “하지만 최근 친박 세력의 권력 약화로 KB금융 내 동창 출신 임원들의 인사에 관심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금융지주는 “이번 임원 인사와 관련한 윤종규 회장의 언급은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 임원회의라는 공식석상에서 그런 정도의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임원은 실적에 따라 평가를 받으며 특정 고교 출신이라고 정치적 논리에 따라 우대받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최경환 의원이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하던 시절 공교롭게도 관가에서 대구고 출신 약진이 두드러졌다. 임환수 국세청장, 이완수 감사원 사무총장,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이순진 합참의장이 대구고 출신이다. 최 의원과 동기인 홍 전 본부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논란의 중심에 서 있으며 이 합참의장은 3사 출신 중 처음으로 합참의장에 오른 인물이어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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