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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D-1 ‘브라질이냐, 남아공이냐’ 경제계 촉각

브라질 탄핵 가결 후 경제 불확실성 줄어 주가 급등 반면 남아공 부결 혼란에 경제 추락

2016.12.08(Thu) 00:02:28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에 대한 국회 표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 당, 정의당 등 야 3당은 탄핵안 찬성을 공언한 상태고 새누리당 내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과 친박(친박근혜)계 의원 일부도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질 태세다. 탄핵안 표결은 무기명으로 이뤄지는 만큼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는 섣불리 예단하기 힘들다. 경제계는 9일 이뤄질 국회의 탄핵안 표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 및 당직자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며 촛불을 들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경제계는 탄핵안 가결보다는 부결되는 상황이 한국 경제에 더욱 큰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탄핵안이 가결되면 박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되고 황교안 국무총리가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박 대통령은 공언한대로 180일 이내 이뤄질 헌법재판소 판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탄핵이 이뤄지면 그동안 박 대통령 탄핵안을 둘러싸고 있던 ‘불확실성’이 일제히 걷히게 된다. 또 탄핵안 가결이 금요일 오후에 이뤄지기 때문에 혹시 모를 금융시장 충격을 완화할 시간을 갖게 된다.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 것도 탄핵 충격을 줄여줄 완충재다. 선진국은 미국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높이고 있고, 신흥국은 최근 산유량 감축에 산유국이 살아나면서 바닥을 친 분위기다. 

 

물론 경제에 악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야당이 황교안 총리를 신임하지 않고 있어 정국 운용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새로운 경제사령탑에 내정된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임명이 미뤄지면서 기획재정부 ‘코마(의식불명)’ 상태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경제계는 부결됐을 때 불어닥칠 후폭풍에 비하면 가결이 낫다고 평가하고 있다. 부결이 되면 한국의 정치적 혼란은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 야 3당은 부결 책임을 새누리당에 물으며 공세를 강화할 것이고 새누리당도 비박 대 친박 간 대결로 혼란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 야당이 임시회의 개최를 요구해 다시 탄핵안을 제출하는 수순에 들어갈 것이 분명해 탄핵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탄핵안이 부결되면 시민들의 시위가 확산되면서 가뜩이나 얼어붙은 내수가 더욱 추락할 가능성이 크다. 1차 촛불집회 때 2만 명이었던 시위 참가자가 6차 촛불집회 때는 230만 명이 참석했다. 그만큼 시민들의 불만이 커졌다는 뜻으로 부결 시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 예상하기 쉽지 않다. 부결의 파장이 커지면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강달러에 짐을 챙기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더욱 더 빨리 한국을 벗어나려 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 경제 개선에도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인해 한국이 이익을 얻기 힘들어진다. 

 


이러한 상황은 최근 탄핵안이 다르게 마무리된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상황에서도 드러난다. 브라질 의회는 올 8월 31일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호세프 전 대통령은 국영 에너지 회사 페트로브라스 뇌물 사건에다 국가 회계장부 조작까지 겹치면서 탄핵 당했다. 브라질 주가지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자 4만선 아래까지 떨어졌지만 4월 하원 탄핵안 가결과 8월 상원 탄핵 결정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6만선을 넘어섰다. 

 

반면 남아공은 탄핵 무산으로 혼란이 커지고 있다.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인도계 재벌인 굽타 3형제의 뒤를 봐줬고, 굽타 형제는 이권을 챙기고 장관 인사에 개입했다. 남아공 야당은 주마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했지만 여당의 반대에 막혀 무산됐다. 이후 시위가 확산되면서 남아공 경제는 추락 중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최근 보고서에서 남아공 경제 최대 위협 요인을 정치적 불확실성이라고 지목하면서 최악의 경우 외국 투자자금 유출과 경기 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경제 전문가는 “탄핵안이 가결되면 무디스가 최근 한국 경제 위협요인으로 짚은 박근혜 대통령 리스크가 해소될 수 있다. 하지만 탄핵안 부결 시 경제에 불어닥칠 후폭풍을 지금으로서는 가늠하기조차 힘들다”며 “탄핵안 이후 정치권의 노력도 중요하다. 브라질에서는 호세프 전 대통령 뒤를 이은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이 경제가 개선되자 반부패법 처벌 수위를 낮추고 사익을 챙기다 최근 탄핵 위기에 몰렸다. 우리 정치권이 탄핵 이후 자기 밥그릇 챙기기를 하면 경제에 또 다른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이승현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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