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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규모 ‘기업인 국정조사’ 관전 포인트

2016.12.06(Tue) 09:28:47

오늘(6일)부터 국회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인 국정조사’의 막이 오른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기업들의 책임 규명을 위해 칼을 갈고 있다. 기업들은 대관·홍보라인을 총동원해 방어에 나섰다. 

 

기업들은 ‘일단 사과’, ‘대답은 짧게’, ‘과도한 의전 삼가’ 등의 매뉴얼을 마련하는 한편, 기업 간에 대응 논리와 방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날카로운 칼과 견고한 방패의 싸움. 기업은 피해자인가, 부역자인가. 이번 사태의 또 다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먼저 가장 관심이 가는 기업은 삼성이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하는 과정에서 최순실 씨를 통해 국민연금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은 삼성물산의 주가를 떨어트려 합병 후 오너일가의 지분율을 높였는데, 이는 주주 피해로 이어졌다. 

 

국민연금은 손실을 입고도 합병에 찬성했다. 삼성은 지난해 9~10월에는 최순실 모녀 소유의 독일 법인 비덱에 280만 유로를 지원하기로 하는가 하면, 고가의 승마용 말을 구입해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대삼성 공격수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선봉에 나설 전망이다. 박 의원은 관련 자료를 이미 제출받고 국민연금이 3000억 원대 손실을 감수하고 삼성의 손을 들어준 이유와 최순실 씨의 개입 정황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삼성이 어떤 방식으로 삼성물산 주가를 떨어트렸는지도 파헤친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도 삼성과 최순실 씨와의 관계를 현미경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의 공격수로 나선 박영선 의원(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비즈한국DB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참여한 법무·대관·홍보 담당 중심의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대응논리 마련과 예상 질문 대응에 주력했다. 이 부회장은 방송 전문가까지 불러 표정 관리, 시선·발음 교육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KD코퍼레이션과 11억 원 상당의 납품 계약을 맺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KD코퍼레이션은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의 친구 부모가 운영하는 회사다. 또 차은택 씨가이 운영하는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60억여 원의 광고를 맡겼는지도 검증 받는다. 

 

도종환 민주당 의원은 KD코퍼레이션·플레이그라운드·더블루K 등과 현대차의 거래 내역을 제출받고, 계약에 특혜 여부와 현대차의 납품업체 선정 방식이 적절했는지를 평가한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128억 원을 출연한 이유와 배경도 물을 예정이다. 비박계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도 함께한다.  

 

현대차는 의혹을 충분히 반박이 가능하다는 입장. 79세인 정몽구 회장이 고령이라는 점에서도 칼날 검증은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내심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에 대한 검증은 도종환 의원(왼쪽)이 나설 예정이다. 정몽구 회장은 고령을 이유로 내심 칼날 검증을 피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사진=비즈한국DB


지난해부터 경영권 다툼과 검찰조사, 면세점 특허 탈락 등 온갖 스캔들에 시달린 롯데도 국감장에 선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에서 면세점 허가를 청탁했는지와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추가 출연했다가 돈을 되돌려 받은 경위를 추궁 받는다. 롯데는 ‘다른 기업도 다 참여하는 줄 알았다’는 식의 피해자 논리를 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며, 지난해 롯데월드점이 면세점 특허에서 탈락한 점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SK 역시 면세점 허가 청탁 여부가 관건이다. 최태원 회장이 지난 2월 박 대통령과 독대하면서 미르재단 등에 지원한 대가로 사면과 면세점 허가를 요청했다는 의혹이다. SK는 대관·법무팀을 중심으로 대규모 TF를 꾸렸다.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이 실패하고, 지난해 면세점 사업자에서 탈락한 점에서 큰 이슈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면세점 사업을 비롯해 롯데·SK 문제는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과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공세의 주축이 될 전망이다.

 

방산업체 삼성탈레스 등 삼성과 빅딜을 일군 한화도 청문회에 오른다. 삼성과 사기업 간 거래이기 때문에 최순실 씨의 개입 여부는 깊어보이진 않다. 다만 방산 브로커인 린다 김이 개입됐을 가능성과 여기에 최순실 씨가 끼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은 부영을 집중 공략한다. 6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중근 회장과 K스포츠재단·안종범 전 수석과 회의한 내용과 이유, 박근혜 정부 들어 부동산 매입을 확대한 점, 세무조사 편의 청탁 여부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대상으로 미르·K스포츠 재단이 요구한 출연금 규모와 전달자, 전달방식, 출연경위 등을 집중 해부한다. 

 

박근혜 정부 들어 핍박을 받은 기업도 도마에 오른다. CJ는 청와대가 이미경 부회장에 대한 퇴진 압력을 행사했는지, 또 이재현 회장 사면과 관련해 손경식 회장이 조 전 수석과 어떤 내용의 대화를 나눴는지가 주로 거론될 전망이다. 손혜원 민주당 의원이 키를 쥐고 청문회를 진행한다. 

 

한진그룹의 경우도 조양호 회장이 평창올림픽 추진위원장에서 물러나게 된 경위와 한진해운이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한 배경을 둘러싼 추궁이 예상된다. ​ 

김서광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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