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노트7 배터리 폭발로 홍역을 치른 삼성전자에 이번에는 갤럭시 S7 오작동이 확인되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일선 서비스센터에 이에 대한 주의보를 공지하고 ‘게이트’로 번지지 않도록 몸을 사리고 있다.
김 아무개 씨는 최근 도심 집회에 참가하면서 미국에서 개발된 메신저앱인 ‘파이어챗(FireChat)’을 깔았다. 앱을 깐 이후 며칠이 지나고서부터 문제가 생겼다. 와이파이, 블루투스를 OFF 상태로 둬도 저절로 ON으로 변경돼 연결할 대상을 찾았기 때문이다. 저절로 켜진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를 껐지만, 심할 경우 몇 초 단위, 길면 1~2분 간격으로 꺼짐과 켜짐이 반복돼 배터리가 부족하기 일쑤였다.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는 최초 연결 시 전파를 스캐닝하기 위해 전력 사용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서비스센터를 찾았지만 1시간여의 조사 끝에도 원인을 찾지 못했다. ‘갤럭시 S7 또한 갤럭시 노트7처럼 리콜로 이어지는 것인가’라는 의심을 하던 찰라, 결국 5일여가 지나고 연락이 왔다. 원인은 바로 메신저앱인 파이어챗이라는 것이다. 파이어챗을 지우자 모든 문제가 사라졌다. IT업계 관계자는 “소프트웨어로 인한 문제는 발견하기 쉽지 않다. 사용자 개인 로그를 분석해 문제를 찾은 뒤 문제가 된 앱을 담당하는 부서로 연결해야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파이어챗의 문제는 갤럭시 S7에만 국한된 것일까, 아니면 안드로이드폰 전체의 문제일까.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파이어챗이 갤럭시S7에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구글 안드로이드폰 전부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갤럭시S7이 안드로이드 마시멜로우(최신 버전) 버전이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기 쉬울 수 있다”며 “이 문제는 일선 삼성 서비스센터에도 주의를 요한다고 공지됐다”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7의 문제라기보다는 앱의 문제가 커 보인다. 앱이 각종 기능 켜짐, 꺼짐 설정을 건드는 걸 보면 앱 자체를 잘 못 만든 게 아닌가 싶다”면서도 “그럼에도 대처가 빠르지 못한 점은 지적해야할 문제다”라고 말했다.
파이어챗은 인터넷에 접속되지 않은 스마트폰에서도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메신저 앱이다. 인터넷 망 대신 블루투스나 와이파이(WI-FI)를 통해 파이어챗을 사용하는 사람끼리 주고 받아 메시지를 수신자에게 전달한다. 그 중 온라인에 접속된 스마트폰이 있다면 서버로 메시지를 전달해 과정을 단축시키기도 한다. 수신자가 받아보기 전까지 내용은 전달과정에서 암호화된다.
파이어챗은 무선인터넷 연결이 원활치 않은 오지 등에서 많이 사용되는 앱이다. 한국처럼 무선인터넷이 발달된 곳에서는 크게 필요하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최근 매주 도심에서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에서는 1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좁은 공간에 몰려 통신망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메신저 앱이 먹통이 되는 경우가 잦았다. 이런 현상 때문에 파이어챗이라는 메신저 앱이 화제가 됐다.
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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