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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잡던 박영수…특검으로 박근혜·최순실 겨눈다

검찰 내부선 “수사 떠난 지 10년…특검보다 특검보 주목해야”

2016.11.30(Wed) 18:01:42

‘자신을 수사할 특별검사’를 골라야 했던 박근혜 대통령. 박 대통령의 선택은 제주 출신 박영수 전 고검장(사법연수원 10기)이었다. 박영수 전 고검장은 조직폭력 수사에 능해 ‘강력통’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게 한 주역들 중 한 명이지만, ‘커리어(경력) 관리를 잘 받은  검사’라는 게 현역 검사들의 평이다. 공안과 특수를 모두 거쳤는데, 다만 수사 현장을 떠난지 너무 오래된 것이 흠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검찰 내에서 나오고 있다. 

 

1983년 서울지검 북부지청 검사로 법조계에 첫발을 내디딘 박영수 전 검사장은 수원·서울지검 강력부장검사, 대검 공안기획관, 서울지검 2차장, 대검 중앙수사부장, 서울고검장 등 검찰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2005년 4월부터 이례적으로 2년 가까이 대검 중수부장으로 근무하며 특수수사도 경험했다. 재직 시절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 론스타 외환은행 불법 매입 의혹 사건, SK분식회계 사건 등을 수사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수사할 특별검사에 임명된 박영수 전 서울고검장이 11월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자신의 로펌 사무실에서 기자들에게 “좌고우면하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각오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영수 전 고검장은 특검 임명 직후 서울중앙지검을 찾아 “좌고우면하지 않고 원칙에 따라 수사하겠다. 사실만 밝혀내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서도 “수사로 말하겠다”며 강도 높은 수사를 예고했다. 검찰이 들여다보지 않은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에 대해서는 “특검의 수사 폭이 넓다, 보통 넓은 게 아니다”라며 “검찰 수사 내용을 모르기 때문에 정호성 녹취파일도 뭐가 있는지 모르지 않냐.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박 전 고검장이 임명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치권과의 적지 않은 인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1년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지내며,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검찰 내에서는 ‘모난 곳이 없는 사람’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박 전 고검장을 모신 적이 있다는 한 후배 검사는 “박 전 검사장은 비록 오래전이기는 하지만, 박영수 라인이 있었을 정도”라며 “잘난 사람들만 모인 검찰 내에 자기 라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그 사람의 인품이나 리더십이 상당하다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후배 부장검사 역시 “박 전 고검장은 강력통이면서 특수수사도 한 능력 있는 선배”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박 전 고검장의 수사 스타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강력통들이 피의자를 대하는 태도가 워낙 고압적이기 때문. 재경지역의 한 부장검사는 “10여 년 전 조폭 수사로 날렸던 게 박영수 전 고검장”이라며 “녹취파일 등 디지털 증거는 물론, 증거의 인정 유무와 제3자 뇌물죄 혐의 적용 가능 등을 놓고 치열하게 다툴 사건에 강력통이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검의 성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앞선 부장검사는 “어차피 특검은 살풀이판이지 뭔가 새로운 혐의를 찾아내지는 못할 것”이라며 “특검으로 임명된 박영수 전 고검장은 결정적인 순간에 큰 그림을 제시하고 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면 실질적으로 수사팀을 독려하고 성과를 내는 것은 특검보들의 역할이다. 특검보로 누구를 임명할지가 중요한데 검찰 내에서 자기 사람들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박영수 전 고검장이 얼마나 실력 있는 특검보들을 모을 수 있을지 관심”이라고 평가했다.

남윤하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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