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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장 재구성] ‘황태자’의 위세 “묻어버려”

27일 차은택·송성각 구속기소…박근혜, 취업청탁 KT 임원 보직변경까지 지시

2016.11.27(Sun) 22:54:30

박근혜 대통령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최순실 씨, 차은택 씨와 함께 포스코 광고계열사였던 ‘포레카 강탈 시도’와 KT ‘광고 일감 몰아주기’에 개입한 사실이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7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 횡령 등 혐의를 적용해 차은택 씨와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이 날 공개한 공소사실에서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와 강요 혐의의 공범으로 박 대통령을 지목했다. 

앞서 지난 20일 검찰은 최 씨와 안 전 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을 구속기소하면서 박 대통령을 공범으로 명시하고 피의자로 정식 입건했다. 검찰은 미르·K스포츠 재단 774억 원 강제모금 혐의, 국정문건 180건 유출 혐의에 대해 박 대통령을 형사 입건하며 사실상 주범이라고 판단해 파문은 확산되고 있다. ‘비즈한국’이 검찰 발표 내용을 기초로 사건을 재구성했다.​

차은택 씨가 27일 구속기소됐다. 사진은 이 11일 영장실짐심사를 마치고 나으는 차 씨. 사진=임준선 기자


# 차은택과 최순실, 안종범 박 대통령과 공모 포레카 지분 80% 강탈 시도 

검찰이 공개한 공소사실에 따르면 평소 알고 지내던 고영태 씨를 통해 최순실 씨를 소개받은 차은택 씨는 지난해 최 씨와 함께 광고기획사 모스코스를 설립하고 대기업 광고를 독식할 계획을 세웠다. 

차 씨는 지인 김홍탁 씨, 김경태 씨, 그리고 최 씨와 함께 지난해 2월 광고기획, 문화콘텐츠 제작을 목적으로 하는 모스코스를 설립했다. 차 씨와 최 씨는 포스코가 광고 계열사인 포레카를 매각하려는 것을 확인하고 인수를 시도하려 했다. 하지만 차 씨와 최 씨는 모스코스는 신생회사라 인수자격이 되지 않고 컴투게더와 롯데그룹 계열사 엠허브가 포레카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강탈을 시도하게 된다. 이런 차 씨와 최 씨의 계획에 안 전 수석과 박 대통령이 직접 개입했다. 

그 즈음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으로부터 “포레카가 대기업에 넘어가지 않도록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김영수 포레카 대표를 통해 매각절차를 살펴보라”는 지시를 받고 권오준 회장과 김영수 대표에게 전화해 “모스코스가 포레카를 인수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1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 사진=최준필 기자


차 씨로부터 지시를 받은 김영수, 김경태, 김홍탁 씨는 지난해 3월 서울 삼성동에서 한상규 컴투게더 대표를 만나 “포스코 최고위층과 청와대 어르신의 지시사항인데 컴투게더가 포레카를 인수하면 우리가 지분 80%를 가져가겠다. 대표는 김홍탁이 할 것이고 한 대표는 2년간 월급 사장을 하기로 얘기가 됐다”고 협박했다.

지난해 5월 엠허브가 포레카에 대한 입찰을 포기해 컴투게더가 6월 포레카 인수자로 결정됐지만 최 씨와 차 씨 등은 더욱 노골적으로 포레카 강탈을 시도한다. 최 씨는 차 씨에게 “한상규가 이렇게 나오면 세무조사 등을 통해 컴투게더를 없애버린다고 전하라”고 지시했다. 

차 씨의 지시를 전달받은 당시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한상규 대표를 서울 역삼동 한 장소로 불러내 “저쪽에서는 묻어 버리라는 얘기도 나오고 컴투게더에 세무조사를 해서 없애라고까지 한다. 이대로 가면 컴투게더도 없어지고 한 사장 자체가 위험해진다”라고 협박하며 포레카 지분 80%를 넘겨줄 것을 강요했다. 

하지만 한 대표는 이러한 협박에도 작년 8월 포레카 인수대금을 완납하고 회사를 인수하면서 최 씨와 차 씨 등은 안 전 수석과 강탈을 공모했으나 결국 미수에 그쳤다.

# KT에 측근 인사 심고 광고 수주 

차 씨는 최 씨, 안 전 수석 박 대통령과 공모해 대통령의 직권과 경제수석비서관의 직권을 남용하게 해 KT에 측근을 임원으로 심어 플레이그라운드를 광고대행사로 선정하게 했다. 

차 씨는 대기업들로부터 광고계약의 원활한 수주를 위해 자신의 측근인 이동수 씨를 대기업의 광고업무 책임자로 채용되게 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최 씨에게 이 씨를 추천했다. 최 씨는 포레카 전 대표였던 김영수 씨의 부인 신혜성 씨를 추천받았다. 안 전 수석은 지난해 1월과 8월 박 대통령으로부터 “이동수 씨와 신혜성 씨를 KT에 채용될 수 있도록 황창규 KT 회장에게 연락하라”는 지시를 받고 황 회장에게 인사 청탁했다.

황 회장은 비서실장에게 지시해 작년 2월 이 씨를 전무급인 ‘브랜드지원센터장’으로, 지난해 12월 신 씨를 ‘IMC본부 그룹브랜드지원 담당’으로 채용했다. 안 전 수석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2월 박 대통령으로부터 “이 씨와 신 씨 보직을 KT 광고 업무를 총괄하거나 담당하는 직책으로 변경해 주라”는 지시를 받고, 황 회장에게 연락해 이 씨를 KT IMC 본부장으로, 신 씨를 IMC 본부 상무보로 인사발령을 내라고 요구해 관철시켰다.

황창규 KT 회장. 사진=KT 홈페이지


안 전 수석은 올해 2월 박 대통령으로부터 “차은택 씨가 지난해 10월 설립한 플레이그라운드가 KT의 광고대행사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를 받아 황창규 회장과 이동수 씨에게 전화를 걸어 “VIP(대통령) 관심사항이다. 플레이그라운가 KT 신규 광고대행사로 선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황 회장은 신생 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가 공개 경쟁입찰에서 광고대행사로 선정될 수 있도록 기존 심사기준에서 ‘직전년도 공중파 TV와 케이블TV 광고실적’ 항목을 삭제하는 용의주도함을 보였다. 또한 플레이그라운드 명의로 제출된 포트폴리오 중 일부가 실제 플레이그라운드의 포트폴리오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는 등 심사결격 사유가 발견됐음에도 올해 3월 신규 광고대행사로 최종 선정했다. 

올해 3월 30일부터 8월 9일까지 KT는 플레이그라운드에게 7건, 68억 1767만 원어치 광고를 수주 받게 해 5억 1669만 원 상당의 수익을 올리게 해줬다.

# 차은택, 2억 8000만 원 알선 수재·10억 횡령 

차 씨는 2014년 12월 ‘한·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담 만찬 및 문화행사’에서 대학원 시절 은사인 당시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추천으로 총괄감독으로 임명 된 후 친분 있는 회사를 알선해 수수료를 받아 챙겼다.  

차 씨는 행사용역 중 일부인 영상물제작 부분을 자신이 차명으로 운영중인 엔박스에디트서 수행토록 함으로써 이익을 꾀하고자 자신과 친분 있던 HSAD에게 “행사대행 용역업체로 선정되도록 해줄 테니, 용역 중 영상물제작 부분을 엔박스에디트에서 수행하도록 해 달라”는 취지의 제안을 해 성사시켰다.

HSAD는 차 씨 요구에 따라 영상물제작을 엔박스에디트에 의뢰해 수행하게 하고, 지난해 4월까지 영상물제작 용역비 명목으로 2억 8600만 원을 지급했다. 당시 차 씨는 공무원 직무에 속해 있었고 결국 알선에 관해 이익을 수수했다. 차 씨는 아프리카픽쳐스 대표를 맡으면서 10년여 동안 배우자인 오 아무개 씨를 직원으로 허위 등재해 도합 6억 4616만 원, 차량 리스비 등 도합 10억 4729만 원을 업무상 횡령했다.

송성각 전 원장은 공무원에 준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신분으로 3773만 원의 뇌물을 수수했다. 송 전 원장은 광고업계에서 오랜 기간 친분을 쌓아 온 차 씨로부터 제안을 받고 2014년 11월 원장에 내정돼 그해 12월 취임했다.

송 씨는 2014년 11월 직전 직장인 머큐리포스트 대표에게 “법인명의 공용카드로 사용하게 해주면 콘텐츠진흥원에서 발주하거나 관리하는 사업을 통해 이득을 주겠다”고 하면서 법인카드를 교부받았다. 송 씨는 이렇게 받은 카드를 통해 올해 10월까지 유흥비, 생활비 등 개인용도로 3773만 원을 사용하면서 머큐리포스트에게 결제토록 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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