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FA컵, UEFA 챔피언스리그, 세계 클럽 선수권대회, 잉글랜드 채리티 쉴드, 유럽 슈퍼컵. 한 시즌 6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린 감독이 있다. 지난 2009년 6관왕에 오르며 바르샤의 전성기를 이끈 펩 과르디올라에 맞먹는 업적이다.
그 감독이 누구냐고? 바로 본 기자다. ‘FM2014(풋볼매니저2014)’ 게임에서 기자가 리버풀 감독으로서 거둔 성적표다.
이런 기록을 주변사람들에게 얘기하면 ‘로드 신공(저장된 게임을 다시 불러와 경기 전으로 돌아가 원하는 결과를 내는 것)’을 펼친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곤 한다. 그럴 때마다 절대 아니라고 항변하면서도, 이러려고 기를 쓰고 분석해서 승점 3점을 따내려고 했나 자괴감이 들고 괴로웠다.
지난 4일 시리즈의 신작 ‘FM2017’이 출시됐다. 지난해 선보여 ‘풀백매니저2016’이냐며 혹평을 받은 전작에 비해 훨씬 현실감 있고 재미가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기자는 본인의 지도자로서 실력을 증명하기 위해 다시 한 번 매니저직에 도전하고자 한다. 그러니까 제가 감독을 하겠다는 거 아니겠느냐.
그동안 기자는 리버풀, AT마드리드 등 1부리그 우승권 언저리에서 우승경쟁을 해온 빅클럽들을 지도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3부리그 등 아예 작은 팀을 맡아, 차근차근 승격을 통해 팀을 세계 최정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최근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는 ‘승격팀’ RB 라이프치히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라이프치히는 창단 7년 만에 4부리그에서 1부리그로 초고속 승격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23일 현재 8승 3무 승점 27점으로 바이에른 뮌헨,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 강호들을 제치고 분데스리가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그러한 기적을 기자도 만들어보고자 한다. 만약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않는 성적을 거둘 때는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하겠다.
민웅기 기자
minwg08@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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