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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프리즘 ] 자국기업 지원 강화, 중국 사업 위한 답은 ‘현지화’

갈수록 좁아지는 한국기업 입지, 신뢰를 통한 현지기업화가 관건

2016.11.23(Wed) 11:59:38

중국에서 사업을 벌이는 한국 기업가들은 중국 정부의 자국기업에 대한 보호 기조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제 중국에서 돈을 벌려면 ‘현지화’가 필수조건이 됐다고 지적한다. 중국에서 사업을 위한 전제조건인 현지화란 어떤 것일까. 

 

# 자국기업 지원 강화, 한국 기업 입지 좁아져 

 

중국 정부는 최근 들어 자국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현금 보조금, 세금 환급, 지방정부 원조, 수출기업에 대한 지원 정책 등 다양한 형태로 기업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의 자동차 산업에 대한 정부 보조금은 지난 2010년부터 연간 50%씩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칭화대 한 연구원은 “정부 지원이 없으면 전기자동차(EV)용 배터리 생산 등 주요 기술의 발전은 단기적으로 실현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보호무역 강화와 자국기업에 대한 지원 강화 등으로 한국 기업의 중국 내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미국, 중국, 베트남. 스페인 등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내시경 수리용부품 개발업체 ‘JYP Global’ 이주형 대표는 “보호무역주의로 무역 장벽이 높아질 전망인 만큼 앞으로는 현지화가 답”이라고 주장했다.

 

롯데마트가 2010년 중국 톈진에 오픈한 베이천점. 사진=롯데마트 제공


 

# 재능 있는 중국인과 함께 뛰어라 

 

지난 1998년 벤처기업 직원으로 입사한 이후 중국 현지에서 몇 번의 창업을 하며 성공과 실패를 경험한바 있는 이주형 대표는 “내가 예전에 TCL(중국대표 가전제품 제조업체)에 방열도료를 납품하려고 애를 썼던 적이 있었다. TCL과 직접 접촉하는 데만 3년이 걸렸다. 하지만 내가 사람을 잘못 썼다”고 말했다. 그가 사람을 잘못 썼다고 말한 이유는 현지 엔지니어를 쓰지 않고 한국 엔지니어를 썼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뛰어난 기술이 팔리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필요로 하는 기술이 팔리는 것”이라며 “따라서 ‘재능 있는 중국인’이란 대기업 직원이나 고위층과 연줄이 있는 인물이 아닌 중소기업 임직원으로 TCL 같은 대기업과 직접 거래를 터 본 인물이거나 영업 경험이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즉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한국 사업가들이 중국의 이른바 ‘꽌시’ 문화를 연줄로 잘못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고위층과의 연줄을 과시하는 중국인은 대부분 실속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재능 있는 중국인을 파트너로 삼고 회사의 지분을 나누어 주며 미래를 함께하겠다는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중국인들은 한번 친구가 되면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는 또 중소기업 사장들을 겨냥해 “중소기업 사장들은 중국을 잘 모르는 한국 사람을 현지 법인장으로 세워 놓고, 자기는 사장실에 앉아 보고만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인건비만 많이 들어갈 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오너가 직접 뛰어야 한다. 현지 시장을 잘 알고 있는 중국인 파트너와 함께 뛰어라. 중국에서 제2의 창업을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현지화에 성공한 대표 기업으로 KFC를 꼽았다.  

 

# 중국인의 신뢰를 얻어라 

 

실제, KFC는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외식 업체로 적절한 현지화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자주 거론된다. KFC는 중국 현지 사정을 최대한 반영해 메뉴를 개발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지난 2008년부터 출시한 유탸오다. 가늘게 튀긴 빵인 유탸오는 쌀죽과 함께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대표적인 아침식사가 됐다. 

 

여기엔 중국 현지인들을 우대하고 그들에게 핵심 업무를 맡기는 ‘현지화 된 열린 인력 관리 정책’이 있었다. 그 결과 KFC는 중국에 진출한 지 25년 만에 4000호점을 오픈했고, KFC 중국 법인의 총매출액은 분기당 12억 달러(한화 1조 4000억여 원)에 달한다. 미국의 분기당 매출이 10억 달러인 것과 비교해도 더 많은 매출을 올리는 셈이다. 

 

중국에 진출해 경영난에 시달렸던 롯데마트 역시 현지화 전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2007년 12월 네덜란드계 마크로 8개점을 인수하며 중국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어 2009년에는 중국 내 대형마트인 타임즈 65개점을 인수하는 등 2011년 94개, 2012년 102개, 2013년 107개까지 점포수를 확대, 현재 116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사업성과는 미진했고 적자폭은 커져만 갔다. 결국 2013년을 기점으로 공격적으로 펼치던 중국 대형마트 사업은 점차 동력을 잃어갔다.  

 

이에 롯데마트는 현지화 전략을 펼치기로 하고 모든 점포의 점장을 현지인으로 채용해 운영키로 했다. 특히, 한국 주재원은 최소화하고, 현지 고객 성향과 영업환경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현지 직원들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법인장 또한 현지인으로 교체하는 과정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 중국 4개 법인 중 화중(중경) 동북(심양)지역의 법인장을 현지인으로 교체했다. 빠른 시일 내 화동(상해), 화북(북경) 나머지 법인의 법인장도 현지인으로 교체해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칠 방침이다. 

 

이러한 현지화 전략은 롯데마트 중국 1호점 베이징 왕징점이 올해 8월, 8년여 만에 첫 흑자를 기록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 

구경모 영남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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