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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그런데 경제는?] 부총리 유턴·차관 연루 ‘식물’ 기재부 어쩌나

임종룡 입각 스톱 유일호 신뢰 잃고 최상목 ‘공소장’에…단기부동자금 증가 등 위기 징후 우려

2016.11.20(Sun) 21:01:18

검찰이 20일 박근혜 대통령을 최순실 씨 국정농단 사건의 피의자임을 명확히 하면서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경제 컨트롤 타워인 기획재정부는 수장 교체기에 박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하는 초유의 상황을 맞게 되면서 ‘식물부처’로 전락할 위기에 처하게 됐다. 

 

박 대통령이 검찰 수사에 반발하고, 야당에서 탄핵을 검토하면서 기획재정부가 준비해온 내년도 예산과 조세 등 주요 업무는 사실상 올 스톱될 상황이다. 최근 투자처를 찾지 못해 떠도는 부동자금이 급증하는 상황에 경제 정책이 사실상 정지되면서 시중 자금난이 악화될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또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이 빨라지면서 12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 경제적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 관련 긴급현안질문에서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검찰은 20일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3명을 구속기소하면서 이들이 대기업을 상대로 출연금을 강요하고, 자금을 빼돌리려 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공모관계가 인정되는 부분에 대해 인지 절차를 거쳐 박 대통령을 정식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밝혀, 박 대통령을 최순실 씨 국정농단의 공범으로 적시했다. 검찰 발표에 대해 박 대통령이 강력 반발하고 검찰 수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사건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박 대통령이 헌정 사상 처음 현직 대통령 신분의 피의자가 되면서 대한민국 경제 컨트롤타워가 붕괴될 상황에 처했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 씨 국정농단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 2일 황교안 국무총리와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김병준 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과 임종룡 금융위원장으로 각각 교체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무총리직을 둘러싸고 논란이 적지 않지만 야당은 대통령 탄핵 시 권한대행을 황 총리가 맡도록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교체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하지만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논의는 없는 상황이다. 임 위원장은 부총리 내정 직후 청문회 준비 작업을 해왔으나 정국 혼란이 심각해지면서 지난주에 준비팀을 사실상 해체하고 부서별 업무 보고를 받던 것도 중단했다. 경제 부처를 다시 유 부총리가 챙기기 시작했지만 그동안 구조조정은 물론 제대로 된 경제 정책 하나 내놓지 못한 탓에 시장 신뢰를 잃은 상황이다. 또한 이미 물러날 부총리라는 점 때문에 정책에 힘을 받기 어렵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 참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게다가 유 부총리를 도와 경제정책을 짜야 하는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도 최순실 씨 국정농단 사건에 거명돼 운신의 폭이 좁은 상황이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사건 당시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으로 근무하던 최 차관은 미르재단 설립과 관련해 최순실 씨와 안 전 수석의 심부름꾼 역할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최 차관이 피의자 신분은 아니지만 향후 검찰 조사에 따라 신분이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처럼 경제 정책을 책임진 기획재정부가 식물부처로 전락한 데다 최순실 씨 수사 중간 발표 이후 청와대와 검찰, 야당 등이 격렬하게 맞붙으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져 한국 경제 상황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투자처를 찾지 못해 1000조 원에 육박할 정도로 늘어난 단기부동자금이 더욱 급증하면서 자금 경색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MMF(머니마켓펀드)와 현금, 요구불예금, 투자자예탁금 등 단기부동자금은 984조 원에 달한다. 1년 전에 비하면 68조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이러한 단기부동자금 증가세는 이번 최 씨 중간수사 결과 발표 이후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주식시장 단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17일 현재 22조 4522억 원으로 10월 말에 비해 4469억 원 늘었고, MMF는 17일 현재 3조 1797억 원으로 10월 말에 비해 141억 원 늘어나는 등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 경제 불안에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은 17일 현재 436조 8539억 원으로 10월 말보다 11조 3097억 원 감소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정치 불안에 경제 컨트롤타워 부재까지 겹친 상황이어서 단기부동자금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고 저금리와 추가경정예산에도 시중에서는 자금난이 벌어질 수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이 지속될 경우 12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 한국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이승현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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