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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대통령보다 더 자괴감 ‘박근혜들’의 아우성

박근혜 동명이인 “개명하고 싶다…이름이 불릴 때마다 창피하다” 토로

2016.11.16(Wed) 17:39:33

지난 15일 새벽 3시 무렵, 21세 여성 박근혜 씨는 밤잠을 설쳐가며 고심하던 고민거리를 네이버 지식검색에 털어놨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지인들로부터 놀림을 받아오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 스트레스의 정도가 심해져 개명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 그녀는 “개명하고 싶다”면서 “남자를 소개받을 때도 께름칙하고, 이름이 불릴 때마다 창피하다”고 토로했다. 

 

8분 만에 ‘이름박사 한(truname)’이 “개명 사유가 너무 좋아서 충분히 허가 받겠다”면서 박 씨에게 개명을 권유하는 답변을 달았다. 이름박사 한(truname)은 지난 2006년 1월부터 네이버 지식검색에서 작명 및 개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개명작명타운의 한도원 소장이다. 

 

 

그는 ‘비즈한국’과의 전화에서 “정치인, 연예인 등과 동명이인이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최순실 게이트 이후 박 대통령이 전 국민의 놀림거리로 전락해 ‘박근혜’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하루하루가 멀다하고 놀림을 받고 있을 것이다. 성명학과는 별개로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 애로점이 많으므로 이들 모두에게 작명을 권한다”고 말했다. 

 

한 소장은 지난 2010년 김근혜 씨(여·36)와의 개명 상담 내용을 소개했다. 김 씨가 평소 “대통령이 되려고 이름을 근혜로 지었느냐?”, “부모가 이름을 너무 쉽게 지은 게 아니냐?” 등의 놀림을 받아왔고,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근혜야’라고 불릴 때마다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창피하다”고 털어놨다는 것이다. 이에 한 소장은 김 씨의 새로운 이름을 작명해줬고, 김 씨는 그 이름으로 개명까지 했다고 한다. 

 

‘박근혜’라는 이름으로 괴롭다는 동명이인은 앞에서 언급한 박 씨 이외에도 있었는데 자신의 SNS에 직접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그는 언론의 관심 자체도 큰 스트레스로 받아들였다.

 

국회로 들어서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사진=박은숙 기자

 

현재 114 전화번호안내에 등록된 ‘박근혜’라는 이름은 전국 11명(서울·경기·부산 각 2명, 대전·전남 각 1명, 경남 3명). 이들 모두에게 전화를 걸어 경기도 오산시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박 씨와 연락이 닿았다. 그는 “지인이나 손님들로부터 ‘이름 때문에 힘들겠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면서도 “개명까지 생각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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