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언론의 경쟁적인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차은택 씨와 정유라 씨에 대한 일부 보도와 발언이 탈모·타투(문신)를 비하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1일 ‘중앙일보’는 최순실 씨가 딸 정유라 씨와 독일의 지인들과 함께 개업 파티를 하는 사진을 단독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중에는 양쪽 어깨와 팔에 타투를 한 정 씨의 사진도 있었다. ‘중앙일보’는 관련 내용을 보도하며 ‘최순실은 아이 손잡고···정유라는 문신 드러내고 파티’라는 제목을 썼다.
후속 보도한 타 언론사들 역시 ‘차은택의 대머리와 정유라의 타투는 안구폭력, 네티즌 싸늘’, ‘양팔과 어깨에 타투 정유라 독일 파티 사진’과 같이 정 씨의 타투에 초점을 맞춘 제목을 달았다. 사건과 전혀 무관한 외형적 특징을 강조한 것이다.
몇 년 전 손목에 타투를 한 김 아무개 씨(28)는 “인식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타투를 했다고 하면 ‘군대가야지’라는 식으로 더 비꼬긴 한다”며 “타투가 있다고 무작정 부정적으로 본다라기보다 행실이 이상한 사람이 타투까지 있다 이러면 ‘타투한 애들은 역시’라는 식으로 더 부정적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10일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는 과정에서 포착된 차은택 씨의 가발 벗은 사진을 두고도 유사한 일이 벌어졌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차라리 다 밀고 와야지 쯧. 광고계 사람들은 차 감독이 머리숱에 열등감 있다는 거 다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모두 놀라고 있습니다. 뭐니 뭐니 이 대목에서 가장 충격받은 두 분은?”이라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자신이 탈모를 겪고 있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도서관에서 뉴스를 보다가 탈모인을 바라보는 비탈모인의 시선을 다시 깨닫고 울었다. 탈모가 조롱거리는 아닌데”라며 손 의원의 발언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전했다.
비하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손 의원은 곧바로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저는 차 감독 외모 비하할 생각으로 링크 가져온 것 아닙니다. 원래 알고 있었던 사실이지만 가발까지 벗겨야 하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오해였더라도 제 글에 마음 상한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조심하겠습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차 씨의 사진이 공개된 후, 온라인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탈모 갤러리’에도 “여기가 차은택 갤러리인가요” 등의 차 씨 관련 글이 계속 올라오자, 한 회원은 “대머리가 무슨 죄냐. 수사에나 집중하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아니, 정유라 몸에 타투있는 게 지금 언론에서 다뤄야 할 주제는 아니잖나. 파고들어야 할 걸 하라고요. 그리고 타투 있으면 안 되나? 쓸데없는 짓은 하지 맙시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네티즌도 “차은택이 지은 죄와 그의 탈모는 아무 상관이 없어요. 지은 죄가 크면 강도 높은 수사와 공평한 처벌을 요구하면 될 일. 아무 상관 없는 탈모로 조롱하는 건 저열한 짓”이라고 비판했다.
박혜리 기자
ssssch333@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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