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원에 3채 가능, 월 180만 원 수익”, “최대 10년간 확정수익 보장” 등 최근 길거리 현수막이나 전단, 인터넷 보도자료 등에서는 투자자들이 현혹될 만한 문구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상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과 관련, 일부 분양업체들이 ‘고수익 보장’ 등 무리한 조건을 내걸고 편법 분양에 나서고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 홍제동에 거주하는 김모씨(49)는 2011년 10월 불광동의 한 대형 복합상가 전용 6.6㎡를 2억 원에 분양받았다. NC백화점이 입점해 있는 데다 시행사가 2년간 연 9%의 수익률을 보장해준다는 선전을 믿고 계약한 것.
그런데 매달 150만 원씩 들어오던 임대료가 2년이라는 수익보장기간이 끝난 작년 11월부터 33만 원으로 줄었다. 김씨가 확인한 결과 NC백화점이 내는 건물 임대료 중 받는 월세는 투자금 대비 연 2%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임대료 33만 원으로는 건강보험료와 재산세 등을 내고 나면 월 5만 원 이상 적자였다.
김씨는 상가를 처분하기 위해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았지만 이마저 불가능하다는 답을 들었다. 이 상가 한 곳에서만 김씨 같은 피해자가 100여 명에 달했다. 수익보장기간이 지나고 나면 실제 임대료 수준이 형편없음을 알게 된 투자자들이 민·형사소송을 제기했지만 허사였다.
2년 경과 후 ‘임차인 재계약 보장 없음’ , ‘시행사 사정으로 수익률 변경 가능’ 등 전단지와 계약서 밑에 깨알같이 적힌 조건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탓이었다.
해당 시행사는 지금도 확정 수익률 보장기간을 5년으로 늘려 미분양 물량을 처분하고 있다. 구로동의 N상가, 신림동의 A상가처럼 유명인이나 대기업 임차인 입점 예정이라는 광고를 내세워 분양 후 업체 사정으로 입점이 취소됐다며 오리발을 내미는 사례도 적지 않다. 허위·과장 광고의 경우 시간이 흐른 뒤 분양업체가 구두로 약속한 내용 등을 피해자가 입증하기 쉽지 않아 피해 구제가 쉽지 않다.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도 공급과잉으로 인한 공실이 급증하자 허위·과장 광고를 일삼는 분양업체들도 생겨나고 있다. 서비스드 레지던스 사업을 내세우거나 수익보장 증서를 내세워 분양에 나서지만 실제 수익률은 크게 낮아 은행 대출금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지난해 겨울 경기 화성시에서 연 800만 원대의 확정수익을 보장받는 다는 말에 오피스텔을 분양받았던 이모씨(47)는 최근 오피스텔 처분을 놓고 고민 중이다. 수익보장기간 2년이 끝나면 관리업체와 새로 계약을 맺어야 하는데 주변 임대료가 확정보장 임대료보다 월 30만 원 이상 낮기 때문이다.
또한 임차인이 분양대행사가 내세운 가장(가짜)임차인이 아닌지도 확인해야 하고 지불하는 임대료가 주변 시세보다 높을 때는 일단 의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수익률을 계산할 때는 취득세와 재산세, 늘어나는 건강보험료 등의 비용도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며 “상가와 오피스텔 분양률은 금융결제원 등
신뢰성 있는 기관이 집계하지 않아 업체들이 내세우는 분양률은 과장된 경우가 많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높은 수익률을 보장해 주겠다며 불법으로 자금을 모집한 후 분양을 미루거나 약속한 임대수익을 주지 않은 불법 유사수신혐의업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올 들어 금감원이 적발해 수사기관에 넘긴 불법 유사수신혐의업체는 25곳에 달했고 지난해에는 108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