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의 최측근으로,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했던 차은택 씨와 함께 문화융성위원을 역임했던 설운도 송승환 등 연예 스타들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화융성위원회는 문화와 창조경제의 개념을 합쳐 ‘문화융성’을 목적으로 지난 2013년 출범한 대통령 직속 정책 자문기구다. 문화융성이 국정기조로 지정된 건 현 정부가 처음. 문화융성위원들은 영화, 연극, 음식 등 문화·예술계의 전문가들로 구성돼 위원회의 기획과 운영 등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는 고문 역할을 한다.
문화융성위원회 활동은 차은택 씨를 문화계 황태자로 급부상시킨 결정적인 계기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차 씨는 문화융성위원으로 위촉된 2014년 8월 이후 활동이 눈에 띄게 늘어 밀라노엑스포 한국관 총연출, 창조경제추진단장에 이어 문화창조융합본부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불과 1년여 만에 수천억 원의 예산이 소비되는 사업을 주무를 수 있게 된 것이다.
가수 설운도 씨는 차은택 씨가 문화융성위원으로 임명될 당시 함께 위촉된 유일한 신규 위원이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유세지원본부의 연예인특보단장을 맡은 설 씨는 ‘친 박근혜 계’로 분류되는 연예인 중 한 명이다.
설 씨의 소속사는 차 씨와의 관계를 완강하게 부인했다. 설 씨 소속사 관계자는 “차은택 씨와 개인적인 친분은 전혀 없다. 그 분(차은택 씨)이 거의 (회의에) 안 나와서 문화융성위원회 긴급회의 때 몇 번 봤을 수 있다. 최순실이란 인물은 알지도 못했다”며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건 개인적인 정치적 성향에 따랐을 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트로트 가수를 문화융성위원으로 위촉한 것은 대중문화계의 목소리를 듣고자 한 의도인데 세부 매뉴얼을 보면 이 분야에는 관심도 없는 것 같다”며 “위원들끼리 아침 몇 번을 먹은 것 빼고는 제대로 된 회의란 것을 한 적도 거의 없다. 성과랄 것은 하나도 없다”고 위원회를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에 오른 영화배우 겸 공연기획자인 송승환 씨도 차은택 씨와 함께 제 2기 문화융성위원으로 활동했다. 이에 더해 최근 ‘최순실 게이트’가 평창동계올림픽까지 영향을 미친 정황이 드러나고 차 씨와 송 씨가 휘문고 동창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두 사람의 관계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송 씨가 제작한 난타의 경우 많아봐야 몇 백 명의 관객이 전부지만 관객의 규모가 훨씬 큰 야외행사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선정 과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송승환 씨는) 2011년 고양시 전국체전 개·폐막식 총감독을 맡은 경험이 있다”며 “실무적인 일은 여러 사람이 나누어 하고 총감독의 역할은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차 씨와의 관계에 대해 송승환 씨 측 관계자는 “임명하는 자리에서 딱 한 번 봤을 뿐이다. 그 분(차은택 씨)은 거의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차은택 씨와 함께 1기 문화융성위원으로 활동한 유명 연예계 인사 가운데는 ‘최순실 라인’ 수혜 의혹을 받고 있는 양민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도 포함되어 있다. 양 대표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유일하게 문화융성위원회의 최연소 위원으로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한국’은 양 대표의 입장을 듣기 위해 YG에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다만 YG는 지난 3일 공식 입장을 내어 “항간에 떠도는 근거도 없는 루머를 구두 및 SNS 등을 통해 확대 재생산하고, 사실 무근인 내용을 전파하는 행위에 대해 법적 대응을 통해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박혜리 기자
ssssch333@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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