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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돈이 부족한 게 아니다. 도둑이 너무 많다

나라의 곳간을 노린 거대한 도둑들

2016.11.02(Wed) 11:53:18

나라의 곳간을 노린 거대한 도둑들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도둑은 개인이 아니라 하나의 팀으로 구성되었다. 최순실이 전면에 서 있지만, 팀의 리더는 박근혜 대통령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계에 입문했던 당시부터 최측근으로 보좌를 시작한 이재만, 정호성, 안봉근은 청와대에서 ‘문고리 3인방’으로 불렸다. 우병우,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이나 홍보수석을 역임한 이정현 현 새누리당 대표도 한 팀이다.

 

 

팀원에 따라 길게는 18년부터 짧게는 수년의 고락을 함께 했다(최순실은 40년). 이들의 목표는 위기에 빠진 한국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이 위기에 빠지더라도 철저히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는 것이었다. 이들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만들어 대기업들로부터 만 하루만에 8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갈취했다. 이 돈을 세탁하여 자신들의 개인통장으로 넣기 위해 더블루K, 비덱이라는 회사를 세웠다. 

 

이를 위해 앞서 박 대통령은 기업들의 민원사항을 성공적으로 지켜냈다. 민의를 거스른 경제 민주화 거부, 쉬운 해고 강화, 법인세 인상 반대 등을 전면에서 막아온 것이다. 기업 갈취사건이 권력을 남용하여 사익을 챙기려 한 사건이었다면, 문화융성계획은 세금갈취사건에 해당한다. 팀원들은 사업 전체의 틀을 짜고, 국가 예산을 셀프 배정했다. 이어 문화융성사업과 관련된 정부용역을 이 팀이 거의 싹쓸이했다. 국가 예산 1조 원을 주물렀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국민으로부터 ‘패션쇼 하러 가냐’, ‘해외여행을 자주 간다’는 비난을 받는 대통령의 해외순방이 거듭됐던 것도 이유가 있다. 팀원들은 대통령에게 현금다발을 지급받아 대통령의 옷을 만들어 입혔다. 그 돈이 대통령의 개인 돈이라 했던 청와대의 해명은 그래서 조사되어야 한다. 개인 돈이 아닌 청와대의 뭉칫돈, 즉 세금이 개인에게 출처도 없이 전달된 사건일 수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이 만든 옷을 입고 해외에 나갔다. 버젓이 최순실이 준비한 해외 행사에 참석하여 행사의 격을 높여주는 역할을 맡는다. 한 국가의 대통령이 참석한 그 행사는 대내외적으로 신뢰를 굳건히 한다. 한식의 세계화 사업이, 한복의 세계화 사업이 모두 그런 식이었다. 그렇게 우리의 세금을 특정인을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몰아줬다. 이 팀의 치밀한 역할분담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의혹은 또 있다. 지난해 방위사업 비리 조사결과 적발된 것만 무려 1조 원이다. 여기엔 망가진 잠수함을 사들이거나, 전투기나 미사일 등을 제 가격보다 높게 얹어주고 차액을 돌려받는 방식이 주로 쓰였다. 임기 내내 남북관계를 파탄국면으로 몰고 간 이면에도 방산비리로 세금을 꿀꺽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것이 세간의 판단이다. 미국으로부터 사드를 들여오는 동시에 체계 보강을 위해 패트리어트 미사일 6포대를 추가로 설치해야 한단다. 비용은 4조에 육박. 이때 등장하는 회사가 록히트마틴 사다.

 

이 회사는 미국의 방위산업을 이끌어 갈 만큼의 규모를 자랑한다. 자랑스럽게도 우리나라의 국방부 고위직이나 합참의 수장, 사령관, 즉 장군님들이 퇴임 후 자문위원 같은 직함을 받고 취직하는 회사다. 그러나 실상 이들은 자신의 나라 한국의 분단 상황을 악용해 미국업체의 무기를 파는 로비스트일 뿐이다. 그런데 이들과 더불어 사드 틈바구니에도 최순실 이름이 거명되는 걸 보니 박근혜팀의 팀원 구성이나 작업 범위가 꽤나 광범위해 보인다. 

 

 

대한민국의 쓰러진 경제를 일으켜 세우겠다며, 심각해지는 양극화를 해결해보겠다며, 국민성공시대를 열겠다며 집권한 새누리당 정권이 걸어온 길을 보면 참으로 허탈하다. 2012년 국정원과 국방부를 동원한 불법 선거, 2013년 메르스 무능, 2014년 세월호 은폐, 2015년 국정교과서와 일본군 성노예피해자 굴욕 합의, 2016년 우병우와 최순실.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이 만든 파국을 수습하지 못한다면, 다가오는 2017년엔 무슨 일이 또 발생할까. 

 

이들은 나랏돈을 훔쳐 어떻게 쓰려고 했을까. 이들에겐 민주주의도 중요하지 않다. 남북관계도, 서민들의 삶도, 시장의 공정한 경쟁도, 젊은이들의 꿈의 크기가 작아지는 것도 신경거리가 아니다. 국민들이 아우성치는 것들에 대해 ‘하는 척’만 하고, 뒤로는 예산을 몰아주고, 빼돌려가며 가진 자들의 나라를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 헌법의 가치를 수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며, 국리민복을 증진하는 데 관심이 없다면 내려와야 마땅하다.

 

대도(大盜) 박근혜. 큰 도둑은 꼬리가 잡혔지만 잔당들은 남은 1년 활개를 칠 것이다. 끝까지 눈을 부릅뜨자. 나라에 정말 돈이 없는가. 정말 없는 것이라면 이런 도둑이 많아서다.

 

 

필자 이동학은 전 더민주 혁신위원을 역임했으며, 2012년 다준다청년정치연구소를 설립하여 청년 정치인 양성과 정치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내왔다. 2016년 만 34세의 나이로 4월 총선에서 노원병에 출마하였으나 당내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2015년부터 대안대학인 신촌대학교 프로젝트를 실행하며, 우리 교육의 새로운 대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동학 다준다청년정치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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