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국정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60)가 30일 오전 7시 37분 갑작스레 자진 귀국했다. 독일에 거주하고 있다고 알려진 최 씨는 이번에 국내로 들어올 때는 영국 런던의 히드로 국제공항(Heathrow Airport)에서 브리티시 에어라인 항공편을 타고 출발해 인천 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고 한다.
기자 역시 지난 27일 영국에서 출국하며 히드로 공항을 이용한 바 있다. 이에 ‘비즈한국’에서 히드로 공항의 최근 분위기를 전달하고자 한다.
히드로 공항은 런던 중심에서 서쪽으로 약 22㎞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런던 지하철인 튜브를 이용하면 런던 중심지까지 약 1시간, 고속열차 히드로익스프레스를 타면 패딩턴역까지 논스톱으로 15분 만에 다다를 수 있다.
히드로 공항은 입국심사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기자 역시 입국심사를 받으면서 심사관에게 “입국목적이 무엇이냐” “며칠 체류하느냐” “어느 도시들을 방문하느냐” “관련 티켓이 있느냐” 등을 물었다.
런던 시내 역시 최근 테러 위험이 높아지면서 보안 검문·검색이 강화돼 있다. 내셔널 갤러리, 스탬포드 브릿지(첼시 홈구장) 등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장소에 들어갈 때면 어김없이 가방 검사와 몸수색을 했다. 지하철 역시 테러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제기되면 가던 해당 노선의 모든 지하철을 멈추고 검색이 시작되곤 했다.
그러나 히드로 공항의 출국 과정은 의외로 단순했다. 출발층에 도착하면 먼저 탑승수속카운터를 찾아 항공권 발권 및 수하물을 맡겼다. 항공권을 받으면 바로 탑승수속대로 이동해 탑승수속을 진행할 수 있었다.
탑승수속 줄을 서 있다 기자 차례가 오자 안내 직원이 기자를 따로 준비된 옆으로 안내했다. EU(유럽연합) 소속 국가 시민이 아니면 옆에 따로 준비된 탑승수속대에서 검사를 받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특별히 출국수속을 까다롭게 하는 게 아니라, 표만 검사하고 바로 통과시켰다.
이후 보안검색이 시작됐다. 보안검색대 앞에서 휴대물품을 준비된 바구니에 넣고 문형탐지기를 통과했다. 문형탐지기에서 빨간불이 들어오면 샤워부스처럼 생긴 X선 탐지기계에서 검사를 받아야 했지만, 통과하는 데 크게 문제는 없었다.
보안검색을 통과하면 바로 면세점이 나오고, 탑승게이트 안내 표지판이 보였다. ‘출국 심사가 벌써 끝난 거야?’라는 의아함이 들 정도였다. 시간이 늦어 사람이 많지 않았다고 하지만, 시간을 보니 30분이 걸리지 않았다. 테러 위험에 경계가 강화된 런던 시내와는 너무나도 다른 분위기였다.
최 씨 역시 기자와 비슷한 과정으로 출국심사를 받았으리라 추정해볼 수 있다.
한편 최 씨 측 변호인 법무법인 동북아의 이경재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4기)는 최 씨 귀국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최 씨와 관련해 독일을 떠나 덴마크, 벨기에 체류 등 온갖 소문이 다 돌았다. 그건 아니고 독일에서 런던으로 가 비행기를 타고 왔다”며 “현지에서도 언론의 추적이 너무나 심해 본인이 견디기 어려워 독일에서 런던으로 바꿔 들어온 것”이라고 런던을 경유한 이유를 설명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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