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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아직 특검은 멀다? ‘특수본’ 띄운 검찰 노림수

“특검서 성과 나오기 전 미리 빠져나갈 구멍 만드는 보험 성격” 전망

2016.10.28(Fri) 13:58:02

비선실세 최순실 씨에게 흘러들어간 청와대 문건 등 일명 최순실 게이트 사건에 대해 여야가 특별검사제 도입에 합의했다.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검찰이 해야 할 일을 JTBC가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데, 검찰 내부에서조차 “수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음에도 정권 눈치를 보다가 정말 의미 있는 수사를 특검에 넘길 꼴”이라는 말이 나온다. 검찰도 뒤늦게 ‘특별’이 들어가는 팀을 또 꾸리고 수사에 착수했지만, 특검에 앞서 “검찰이 할 건 대충 해놨다”는 변명을 위한 조치라는 비판이 나온다.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과 미르·K스포츠 재단 사유화 시도 의혹을 수사할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이영렬 본부장(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27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소회의실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수남 검찰총장은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본부를 선택했다. 이영렬 지검장은 기존에 사건이 배당됐던 형사8부(부장검사 한웅재)뿐 아니라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까지 동원하며, ‘진짜 수사’를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영렬 지검장을 본부장으로 했다는 점은,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지검 내에서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것인데, 검찰은 26일부터 28일에 걸쳐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서며 ‘최순실 처벌’을 위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하지만 ‘뒷북’이라는 검찰 안팎에서 쏟아진다. 그동안 검찰이 보인 태도가 너무 미온적이었기 때문. 그동안 검찰은 “범죄 혐의가 있어야지 수사를 할 수 있는데 지금은 의혹뿐이지 않느냐”며 압수수색 없이 참고인들에 대한 소환 조사만 진행했다. 

 

거의 모든 언론사에서 TF(특별팀)를 꾸리며, 사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지만, 정작 ‘촉’이 좋기로 소문난 검찰이 형사부에만 사건을 배당했던 것 자체가 정치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대통령 연설문 사전 유출 관련, JTBC 보도 이후 마지못해 수사팀을 확대하고 최 씨의 주거지와 전경련 등 9곳을 압수수색 했는데, 이는 고발이 있은 지 27일 만이었다.

 

사실 특별수사본부가 꾸려져도 특검이 도입되면 어차피 수사를 다시 해야 상황. 그럼에도 검찰은 특검이 도입되기 전, 검찰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 많은 성과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특검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하려 했느냐”는 비판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험’ 성격인데, 검찰은 특검의 성격을 놓고 여야의 갈등이 언제든 장기화될 수 있다고 보고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 정치권(특히 야당)의 움직임도 구체적으로 보면 특검 도입이 쉽지 않다. 현재 야당은 청와대 압수수색을 가장 중요한 수사 요소로 보고 별도의 특검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국회가 추천한 특별검사 후보군 중 대통령이 선택, 임명하는 상설 특검법으로는 수사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파견 검사를 통해 수사 기밀이 유출될 수 있는 가능성도 주요 문제로 보고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 또한 별도의 특검법에 담겨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여당은 상설특검법이 이미 마련된 만큼 해당 법에 따라 특검을 진행해야 한다고 보는 상황이다. 또 대통령에 대한 수사 여부도 반대 입장이다. 여야가 합의는 했지만, 각론 합의에까지 도달하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받는 이유다.

 

대법원의 한 고위 관계자는 “검찰 입장에서 특검의 성공은 곧 검찰의 입지를 줄어들게 만들 수 있는 성격이 있다”며 “검찰은 특검이 도입되기 전에 거의 모든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진행해서 사실 관계나 범죄 혐의가 특검에서 크게 바뀌지 않게 만들어야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의 다른 관계자 역시 “이번 사건은 지난 박근혜 정권에서 있었던 모든 결정에 최순실이 얼마나 개입했는지 확인해야 하는, 최소 6개월 이상 갈 수 있는 사건”이라며 “정치적인 판단에 신중한 검찰이 마음을 먹고 움직이는 만큼, 힘을 얼마나 쏟느냐에 따라 이번 사건의 규모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윤하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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