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를 둘러싼 비선실세 의혹은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 나아가 ‘박근혜 게이트’라 명하며 진실규명을 촉구하고 있는데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도 무너지는 모양새다. 이 같은 국가근간을 뒤흔들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 징후를 약 2년 전 제기한 장면이 있었다.
지난 2014년 7월 7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이재만 총부비서관이 밤에 서류를 가지고 자주 외출한다’면서 그 이유를 물었다. 이에 대해 이재만 총무비서관은 “외출한다는 의미보다는 청와대에서 집으로 갈 때 제가 하다 만 그런 서류라든지 또 집에 가서 보기 위한 자료들을 가지고 가는 수가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
국회 속기록에도 이 같은 기록을 찾아 볼 수 있다.
박영선 위원 :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밤에 외출을 자주 하신다고 들었는데, 그리고 목격자가 있더라고요. 여기에 대해서 답변해 주세요. 왜 밤에 자주 외출하시지요?
대통령비서실총무비서관 이재만 : 밤에 외출한다는 게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박영선 위원 :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그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것도 서류를 잔뜩 싸들고 밤에 외출을 하는 것을 본 사람이 있더라고요.
대통령비서실총무비서관 이재만 : 그러니까 어디에서 외출을 한다는 말씀이신지 모르겠습니다.
박영선 위원 : 청와대에서요.
대통령비서실총무비서관 이재만 : 밤이란 몇 시를 얘기하시는지…….
박영선 위원 : 바깥으로, 외부로……. 제가 이재만 총무비서관의 스토커도 아니고 몇 시에 뭘 어떻게 했다라고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서면 자료를 잔뜩 싸들고 외출하는 것을 봤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도 자주.
대통령비서실총무비서관 이재만 : 글쎄요, 그게 제가 어떤 특정한 목적이 있어서 어디 외출한다는 의미보다는 청와대에서 집으로 갈 때 제가 하다 만 그런 서류라든지 또 집에 가서 보기 위한 자료들을 가지고 가는 수가 있습니다.
박영선 위원 : 그 서류를 그렇게 외부로 가져갈 수 있을까요?
대통령비서실총무비서관 이재만 : 말씀하신…….
박영선 위원 : 보자기에 싸서 들고 다니신다는 그 얘기를 제가 들었거든요.
대통령비서실총무비서관 이재만 : 위원님, 제가 보자기에 싸서 뭘 들고 나간 적은 전혀 없고요. 그리고 제가 말씀드리는…… 위원님께서 서류라고 말씀을…….
박영선 위원 : 총무비서관이 청와대 서류를 함부로 밖으로, 집으로 가져갑니까?
대통령비서실총무비서관 이재만 : 위원님께서 서류를…….
박영선 위원 : 대한민국이 뭐가 잘못돼도 굉장히 잘못돼 가고 있네요?
대통령비서실총무비서관 이재만 : 서류라고 말씀하셔서 제가 서류라고 표현한 것이고요, 제가 읽고 있는 책이라든지 제가 가지고 있는…….
박영선 위원 : 읽고 있는 책이 분명히 아니라고 제가 들었습니다. 그리고 총무비서관께서는 이 만만회에 이어서 아까 김영록 수석도 지적을 하셨던데 ‘만회상환’ 거기에 본인이 해당되고 주목받고 있다는 것 아시지요?
대통령비서실총무비서관 이재만 : 언론 보도를 본 적이 있습니다.
박영선 위원 : 왜 그 밤에 자주 서류를 싸들고 밖으로 외출하시는지 여기에 대해서도 서면으로 답변해 주세요.
지난 25일 박근혜 대통령의 긴급 대국민 사과문에서 “최순실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이나 홍보 등의 분야에서 저의 선거운동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달됐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도움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이 비서관이 들고 나간 것이 있다면, 최 씨가 받아본 연설문이나 홍보물이 그것 아니겠느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박영선 의원실 관계자는 “박 의원의 질의는 단순히 이 비서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문고리 3인방 모두를 대상으로 한 질문인데 국회에 출석한 이 비서관에게 질의한 것이다. 이 같은 박 의원의 서면답변 요구에 청와대는 이미 나왔던 내용을 반복하는 수준의 답변을 보낸 것으로 기억한다”며 “당시에 어느정도 정황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상상을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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