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최순실 씨 의혹을 둘러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 주요 외신들도 상세한 내용을 보도했다.
‘LA타임스’는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에 이번 사건을 비교했다. 클린턴이 사설 서버를 통해 이메일을 주고받아 국가 기밀 유출 의혹을 받았듯, 박 대통령이 공식적인 정보를 무책임하게 관리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최 씨에 대해서는 박 대통령과의 인맥을 이용해 기업 모금을 받아 ‘개인ATM(현금입출금기)’처럼 활용했다고 평했다. 이 밖에도 박 대통령의 사과가 이뤄진 배경, 이에 대한 각계의 반응은 물론 남은 임기에 대한 전망 등을 다각도로 보도했다.
‘USA투데이’는 최순실 씨가 박 대통령의 멘토였던 최태민의 딸이자 비서였던 정윤회의 전 부인이라고 소개하며, 공직을 갖지 않은 최 씨가 국정에 간섭했다고 보도했다. 또 비영리재단을 설립해 기업들에게 재정 후원을 강요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박 대통령의 ‘절친’이 연설문을 고치고 대통령에게 조언했음을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그전 주에 이원종 비서실장이 국회에 나와 “봉건사회에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한 것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라고 평했다. 또 JTBC 보도 내용을 자세히 인용하며, 최 씨의 PC 안에서 발견된 원고 중에는 박 대통령의 대북관계의 ‘상징’인 2014년 드레스덴 연설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는 박 대통령이 ‘부패 스캔들의 중심에 있는 의혹의 여성과 가까운 관계임을 시인하고 깜짝 사과했다’고 제목을 달았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독재자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며, 10월 26일이 바로 박정희 대통령이 정보수장에게 암살된 37주기라고 전했다. 특히 일본 산케이신문 기자가 세월호 사고 당시 박 대통령이 정윤회 씨와 함께 있었다고 보도했다고 기소되었으나 무죄가 선고되었다는 내용도 함께 다뤘다.
전날 박 대통령의 개헌 제안과 함께 사과 회견 소식을 전한 매체들도 있었다. 로이터통신은 대통령의 사과로 인해 전날의 개헌 제안이 빛이 바랬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의 임기가 2018년 2월까지인 상황에서, 현재 취임 이후 가장 낮은 지지율로 고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대외 방송매체인 ‘보이스 오브 아메리카’는 ‘대통령의 개헌 노력이 스캔들에 묻혀버리다’는 제목으로 ‘최순실 게이트’를 둘러싼 대통령과 야당 사이의 깊은 불신 때문에 개헌 노력이 퇴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박 대통령의 개헌 제안 하루 뒤에 사과가 나온 것을 두고 “개헌 제안이 비선 스캔들에 대한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야당의 주장도 함께 보도했다.
김남희 기자
namhee@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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