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4일 최순실 씨 개인 컴퓨터를 입수한 뒤 대통령 연설문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JTBC ‘뉴스룸’이 오늘 이와 관련해 후속 보도했다.
뉴스룸은 특히 최 씨가 지난 2012년 12월 28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이명박 대통령을 독대했을 당시 작성된 ‘독대 시나리오’도 미리 받아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독대 시나리오의 ‘현안말씀’ 부분에는 당시 박근혜 당선인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남북 간 현 접촉 상황, 북한과의 세 차례 비밀 접촉 정보 등 국가 기밀에 대해 묻는 부분도 포함되어 있었다.
뉴스룸은 “(최순실 씨가) 오후 3시에 40분간 배석자 없이 단독으로 진행된 회담 시나리오를 같은 날 오전 10시 58분에 받아본 것”이라며 “외교안보와 경제문제 등 민감한 사안이 담겨 있고 당시는 천안함 폭침 등으로 남북관계가 민감했음을 고려할 때 문제가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박근혜 당선인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채 발행의 필요성을 강조한 점은 회담 이후에도 공개되지 않은 부분이다. 뉴스룸은 “최 씨가 이와 관련해 의견을 개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인수위 인사에도 개입했다는 의혹 제기도 눈길을 끈다. 최순실 씨의 컴퓨터에는 인수위의 인사 관련 내용을 담은 ‘홍보 SNS 문건 운영안’ 등의 파일들도 있었다.
최 씨가 인수위의 문양부터 취임식 우표, 취임식 행사 대행 업체 선정에도 개입했다고 보이는 문서들도 추가로 발견되었다.
이에 더해 박 대통령이 오늘 발표한 대국민 사과문과 달리 취임 후에도 최 씨의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포착됐다. 최 씨가 취임 1년이 넘은 2014년 3월 28일 있었던 ‘드레스덴 연설’의 연설문을 하루 앞서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뉴스룸은 “2013년 8월 임명된 김기춘 비서실장이 ‘안정적 구도’를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보좌 체계가 완비되기 전까지만 최 씨의 도움을 받았다는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와 같은 문서 유출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으로 실질적인 처벌을 받을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위반 요건이 충족된다면 최순실 씨와 전달자 모두 대통령기록물 관련 처벌에 따라 처벌 받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뉴스룸은 “대부분의 청와대 관계자들은 여전히 최순실 씨를 알지도 만난 적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때문에 청와대의 입장이나 대응 방향에 대해서도 대통령 판단이라고 말을 아끼고 있다”며 “최순실 씨나 비선 존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청와대 관계자들은 사건 진상 파악 그 자체에 대해서도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박혜리 기자
ssssch333@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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