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등골나물(국화과, 학명 Eupatorium rugosum Houtt.)
정부에서 ‘체포령’이 내린, 지명 수배된 서양등골나물의 모습이다. 환경부에서 지정, 고시한 생태계 교란식물 14종 중의 하나로서 보이는 대로 제거, 퇴치하고 번식 억제에 국민 참여와 협조가 필요한 귀화식물이다.
서양등골나물은 요즘 꽃이 한창이어서 서울 주변에 지천으로 피어 있다. 서울 시내 공원과 야산을 오르내리다가 자연스레 만나게 되고 눈길을 사로잡는다. 서양등골나물은 햇볕이 잘 들지 않은 나무 그늘 밑에서도 목화송이처럼 잎줄기 마디마다 하얀 꽃송이가 무더기로 피어나 마치 눈이 내린 듯 가을 숲 속을 하얗게 뒤덮는다.
번식력이 뛰어나고 생명력도 매우 강해서 주변 다른 식물이 자랄 수 없을 만큼 급속하게 번져 나가 고유식물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생물다양성을 감소시키는 등 자연 생태계의 균형을 교란하는 종(種)이다.
북아메리카 원산으로 1978년에 서울 남산과 워커힐에서 발견된 이후 북한산, 청계산, 아차산, 남한산성 등 서울과 경기도 일대를 빠른 속도로 점령해가고 있으니 참으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생태교란종으로 현재 지정, 고시된 14종 중 가시박, 서양등골나물, 돼지풀 등의 자연생태 피해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다행히도 최근 지방환경청을 비롯하여 몇몇 지방자치단체와 일부 환경단체가 ‘국민 참여 생태계 교란 식물퇴치행사’를 개최하는 등 생태계 위해 및 교란식물 퇴치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참으로 필요한 활동이다. 전 국민 및 환경단체의 적극적인 참여와 활발한 실천운동이 뒤따르길 바란다.
넓은 개활지는 물론이고 나무 그늘 그리고 계곡과 바위 주변, 어디든지 가리지 않고 숲 전체가 하얀 꽃으로 뒤덮여가는 것을 보면 하얀 꽃 무리에 무서운 기운이 감도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 이 식물, 서양등골나물은 북아메리카 원산의 귀화식물로 길가나 숲의 개활지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높이 30~130cm이며 들깻잎 모양의 잎은 마주나며, 가장자리에 뾰족한 톱니가 있다. 꽃은 8~10월에 새하얀 꽃이 산방꽃차례를 이루며 피는데 11월에 익는 열매는 수과로 검은색이며 광택이 있다.
꽃이 아름다워 보여 일부러 심고 보호하는 사람도 있으니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분포가 퍼지고 있어 열매가 익기 전에 빨리 차단하지 않으면 한강변의 골칫거리인 가시박처럼 전국에 퍼져나가 심각한 우리 생태계의 위협종이 될 수 있는 귀화식물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시작하는 생태계 교란 식물 퇴치활동이 환경시민단체의 주요 활동으로, 나아가 범국민적 환경보전활동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자연환경의 가장 기본이고 원천은 식물생태계 보전이고 이것이 이루어져야만 생물다양성과 건전하고 지속적인 자연환경이 유지될 수 있고 그 속에서 정상적인 경제 활동이 가능하며 쾌적한 삶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대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