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사옥이 있는 신문로는 조선시대 경희궁(경덕궁)이 있던 자리다. 광해군은 인조의 아버지 정원군의 집에 궁궐을 세웠다고 한다. 정원군의 집 뒤에는 왕암(王岩)이라는 바위가 있었는데, 광해군이 이곳에 왕기가 서렸다 하여 이복동생인 정원군의 집을 허물고 궁궐을 세운 것이다.
그러나 결국 정원군의 아들, 즉 조카 능양군이 인조반정으로 왕위에 오른다. 대군이 아닌 서자로 왕위에 오른 광해군은 정통성에 대한 콤플렉스로 항상 반정(反正)의 두려움을 갖고 있었는데, 집을 헐고 세운 궁궐의 본래 주인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만 것이다. 땅의 기운은 참 묘하다.
서울의 조산(祖山)인 삼각산에서 출맥한 기운이 보현봉을 거쳐 주산인 백악산을 일으키고 우백호(右白虎)인 인왕산을 만들었다. 더 나아가 서울의 안산인 남산으로 마무리하는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사옥은 백호인 인왕산을 주산으로 맺어진 경희궁의 기운이 서린 곳에 위치해 있다. 주혈(主穴)은 아니나 명당에 해당하는 곳으로 지기가 좋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창업주 박인천 회장은 해방 직후 광주에서 택시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광주여객이라는 운수업을 기반으로 성장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이라는 대기업을 세웠다. 대한민국 기업사의 이정표를 그은 입지전적인 인물이라 하겠다. 일반적인 장자세습의 기업승계를 하지 않고 형제에게 기업을 승계하며 성장한 특이한 기업인이기도 하다. 형제에게 기업을 승계할 경우 3대째에서 상속 순서가 모호해지고 다툼의 소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지금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분쟁이 같은 이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성장과 어려움을 이야기할 때는 오너 일가의 묘 터가 등장하곤 하는데, 그룹 사옥에도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과거 회현동과 신문로, 그리고 현재 대우건설 본사가 자리한 사옥은 터의 기운뿐만 아니라 건물의 형태 등이 풍수적으로 해석할 때 매우 좋은 점수를 받는 곳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999년에 신문로 사옥(현 대우건설 본사)으로 입주하면서 사세의 외연이 확대되고 10대 그룹의 반열에 들게 됐다. 이 터는 경희궁의 출입문인 흥화문이 있던 장소로 풍수적으로 매우 신성한 기운이 머무는 곳이다. 이에 더하여 건물의 외관과 현관의 위치 등도 풍수적으로 매우 우수한 점수를 줄 수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 터를 떠나 맞은편에 있는 현재의 사옥으로 옮겼다. 여기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선택에 적잖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다면 현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의 풍수적 문제점은 무엇일까.
지금의 사옥 터는 경희궁의 명당 내에 속하는 왕기가 서린 땅이다. 소문날 만큼 좋은 기운이 머무는 곳으로 비록 주혈(풍수적으로 가장 좋은 지기가 응집된 장소)은 아니지만, 매우 양호한 곳으로 흠결이 없는 장소다. 문제는 바로 건물의 형태와 출입문이다.
정면에서 바라본 외관의 모습은 매우 단정하고 수려하다. 하지만 측면에서 바라보면 건물은 나약해 보인다. 배를 쭉 내밀고 있는 형태인데, 건방지고 상대를 질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건물 뒤로 돌아가 보면 앉은 사람의 척추에 해당하는 부분이 보인다. 마치 허리 수술로 지지대를 댄듯한 부자연스러운 모양이다. 풍수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건물은 타협과 융화가 어려운 배타적인 기운을 잉태하고, 독선적이고 과도한 욕심으로 인해 배척 당하는 일이 생긴다고 해석한다. 심지어 주변의 도움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일도 발생할 것이다. 허리가 부실하면 힘을 쓰지 못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뒷심 부족으로 큰 힘을 쓰지 못한 채 큰 어려움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건물을 풍수적으로 풀이할 때 출입문의 위치가 매우 중요하다. 건물의 중앙에 주출입문(主出入門)을 배치하는 게 일반적이고, 풍수적으로도 합당하다. 주출입문의 위치를 좌측이나 우측으로 배치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사옥의 정면과 오른쪽 두 곳에 주출입문을 배치했다. 풍수에서는 두 개의 주출입문을 장아상투(長牙相鬪), 이빨을 드러내고 심하게 싸우는 모습이라 풀이한다. 즉 흉상이다.
풍수는 타고난 운명을 바꿀 수 있는 탈신공개천명(奪神功改天命)의 학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사옥도 주출입문을 하나로 바꾼다면, 최소한 내분은 조용해질 수도 있다. 그리고 이 터에서는 중앙으로 정문을 배치하는 것보다는 오른쪽으로 배치하는 게 좋다.
[핫클릭]
· [풍수@비즈]
진취적이나 안정감 부족한 GS그룹 사옥
·
[풍수@비즈] LG, 화학·전자는 여의도 안 맞아
·
[풍수@비즈] 현대차 삼성동 터는 용의 턱밑
·
[풍수@비즈]명당 SK에 악재가 계속되는 이유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