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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또? 넥슨-대검 차장 논란 내부에선

“허무맹랑한 주장 난무” vs “비리 검사 사건 반성부터 해야”

2016.10.16(Sun) 19:57:42

진경준 전 검사장의 넥슨 주식 특혜 매입 의혹을 수사하던 특임검사팀(팀장 이금로)은 김정주 넥슨 창업주(NXC 대표) 소유로 파악한 자택에 압수수색을 나간 것은 지난 7월 중순. 하지만 수사팀은 압수수색을 진행하지 못하고 그냥 맨손으로 돌아와야 했다. 김정주 대표 소유인 줄 알았던 곳이 상사인 김주현 대검찰청 차장검사의 집이었기 때문. 이 사실은 대검찰청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때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폭로로 밝혀졌는데, 대검찰청은 “문제없이 해명된 것을 알면서도 국감 때 일부러 터뜨렸다”며 억울해하는 상황이다.

 

지난 10월 13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주현 차장검사가 최근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맨 왼쪽은 김수남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김주현 대검차장이 밝힌 사실 관계부터 정리해보자. 서울 서초구 법원 인근에 위치한 문제의 빌라는 김정주 대표의 부친인 김교창 변호사가 1991년부터 소유했던 것으로 2006년 김주현 차장에게 11억 1000만 원에 팔렸다. 김정주 대표도 이 집에 1년가량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금태섭 의원 등 야당은 이 부동산 거래를 근거 삼아 “김정주 대표가 진경준 전 검사장처럼 힘 있는 법조인들과 친하게 지내려 할 때 특혜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금 의원은 특히 “김정주 대표의 아버지는 진경준 사건이 문제됐을 때 ‘진경준이 새끼검사인데 무슨 힘이 있다고 돈을 줬겠느냐’고 말한 적 있다”며 “더 힘이 센 사람에게 줬을 것이라는 말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금 의원은 김수남 검찰총장에게 “이 집을 구매한 현직 검사는 진경준과 함께 검찰과에 근무하는 직속상관이었다”면서 “알고 있었느냐”, “고검장급 현직 검사가 거주하고 있다는 걸 보고 받았느냐”고 재차 추궁했지만, 김수남 총장과 김주현 차장검사는 일관된 해명을 내놓았다. 우연의 일치라는 것.

 

사건 내용을 3주 전부터 알고 있었다던 대검찰청의 한 관계자는 “사실 이 내용은 법조계 출입기자들 사이에서 이미 20여 일 전부터 소문처럼 떠돌던 내용”이라며 “20여 곳이 넘는 언론사에서 확인이 들어왔고, 부동산 거래 내역 등 자료 등을 다 공개해 문제가 없다는 게 확인된 사안”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당시 부동산 거래에 관여했던 넥슨과 김주현 대검 차장 측 중개인들한테 물어보라. 특혜였다면 불필요하게 왜 중개인을 넣어서 거래했겠느냐. 돈 출처부터 거래가격까지, 전혀 문제가 없던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심지어 “올해는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나 넥슨 창업주 김정주를 알기만 해도 무조건 유죄”라며 “내가 그들을 모르는 게 천만다행”이라고 비꼬았다. 또 다른 검사 역시 “거래 자체가 위법성이 없는데 왜 자꾸 문제를 삼는지 모르겠다”고 반발하는 상황.

 

김주현 대검 차장과 함께 일한 적이 있는 한 검사는 “김주현 선배는 자녀가 세 명이라, 서초동 인근에 방이 많은 집을 찾다가 그 빌라로 가게 됐다고 들었다”며 “은행에 부족한 돈을 빌리는 등 문제없이 해당 빌라를 구매했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이슈가 돼서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털어놨다.

 

지난 7월 13일 오후 진경준 검사장에게 뇌물을 제공한 의혹을 받고 있는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 대표가 검찰에 출두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임준선 기자


검사 출신인 금태섭 의원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법무부에서 근무 중인 한 검사는 “과거 김주현 대검찰청 차장검사와 금태섭 의원이 대검찰청에서 팀장과 팀원 관계로 함께 근무한 적이 있다고 들었다”며 “당시 팀원들과 어울리기보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했던 금태섭 의원을 김주현 차장검사가 잘 챙겼고, 팀원들끼리 매년 모이는 자리도 김주현 대검 차장이 ‘금태섭(당시 변호사)도 불러라’고 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주현 차장 입장에서는 아끼던 후배가 비수를 꽂은 느낌일 것”이라고 비유했다.

 

야당 의원들의 공세는 검찰의 수장, 김수남 총장에게도 이어졌다. 2014년 12월, 청와대 문건 파동으로 검찰에게 구속영장까지 청구당했던(결국 불구속 기소)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수남 검찰총장을 향해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과 개인적으로 만나거나 ‘만난 적이 없다’고 하기로 통화한 적이 없느냐”고 추궁했다. 

 

조 의원은 정보의 출처로 자신이 청와대 근무 시절 파악한 내용이라고 밝히며 “김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때 굵은 동아줄인 줄 알고 박 회장의 줄을 잡았다가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이 터지고 박 대통령이 ‘국기 문란’으로 단정하는 것을 보고 줄을 바꿔 탄 것으로 저는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수남 총장은 “박 회장과는 4∼5년 전쯤 어느 식당에서 인사를 나눈 적이 있다”며 “그것도 만남이라면 만남이겠지만, 그쪽이 나를 어떻게 기억하는지 잘 모르겠다. 중앙지검장 시절 만난 것도 아니다”고 반박했다. 김 총장을 잘 아는 검찰 관계자는 “조 의원 질의 이후 점심시간에 총장님께서 ‘식당에 갔다가 우연히 (박지만 회장) 있었는데 동석자가 안다면서 인사나 하자고 해서 잠깐 인사를 한 게 전부다. 연락처도 모르는데 어떻게 그 뒤 인사를 할 수 있겠느냐’고 억울해 했다”고 털어놨다.

 

대검찰청 고위 관계자는 “아무리 국정감사라고 하지만, 정확하지 않은 내용들을 주장하며 명예를 흠집 내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특히 조 의원이나 금 의원의 주장들은 다분히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이며, 지나치게 개인적인 사안들 아니냐. 국회의원들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마구 폭로한다면 저들의 면책 특권을 뺏는 방안도 검토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물론 검찰 내부의 시선이 다 같은 것은 아니다. 또 다른 대검찰청 관계자는 “진경준 검사장도 아니라고 해명할 때 그 말만 믿다가 검찰이 이렇게 만신창이가 되지 않았느냐”며 “이런 의혹들이 제기될 때마다 우리 검사들이 행동을 조심하게 되고, 그럴수록 우리 조직이 더 깨끗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남윤하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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