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이 촬영하는 영상을 보기위해 설치하는 영상송신기 중 상당수가 전파 출력 기준을 초과한 채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드론 레이싱 대회에 참가한 드론 중 일부도 출력 기준을 어긴 영상송신기를 장착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전파법은 공공재인 전파의 과다한 사용과 기기 간 교란을 막기 위해 드론을 포함한 방송통신기자재의 전파 출력 기준을 제한하고 있다. 드론 영상 송신기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은 5.8GHz(기가헤르츠)로 이 주파수 대역에서 허용되는 전파 출력은 MHz(메가헤르츠) 당 10밀리와트(mW)까지다. 일반적으로는 전파 출력 기준을 충족시키는 영상 송신기만이 전파적합성검사에 통과하여 유통될 수 있다.
문제는 판매 목적이 아닌 개인이 사용하기 위해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경우에는 전파적합성검사 면제 대상이기 때문에 전파 출력 기준을 초과한 제품들도 반입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전파법에 따르면 전파 출력 기준을 초과하는 기기들 반입했다 하더라도 이를 작동시키는 건 엄연히 불법이다.
미래창조과학부의 한 관계자는 “해외직구 등을 통해서 전파 출력 기준을 통과하는 제품이 들어올 수 있는 측면이 있다. 반입했더라도 불법이 아니려면 개인이 우리나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반입하고도 기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드론 이용자들은 전파 출력을 제한하는 이런 규정은 사실상 있으나 마나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마디로 일일이 단속할 수도 없는 전파출력 기준을 누가 지키겠느냐는 것이다. 특히 영상송신기의 전파출력이 10mW인 경우 영상 송신 가능 거리가 30m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에 먼 거리에서도 드론이 촬영한 영상을 받아보고 싶은 사용자들은 크게 부족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특히 드론 레이싱 대회 참가자들의 상당수는 전파 출력 기준을 초과하는 영상 송신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전에도 한 통신사가 주최한 드론 레이싱 대회에서도 참가자의 대다수가 5.8GHz 기준 200~600mW 영상송수신기를 사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된 바 있다. 한 드론 관련 인터넷 카페 회원은 “그나마 큰 대회의 경우 규제가 엄격한 편이지만 작은 대회들은 상술 때문에 세세하게 규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영상 송신기의 전파출력기준을 제한할 필요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대경대학교 드론과 김현우 교수는 “레이싱 드론의 경우 200~600mW의 출력을 내는 영상 송신기를 주로 사용하는데 이는 전파 출력 기준을 초과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로 해외직구를 하거나 부품을 따로 사 조립을 한다”며 “이를 일일이 단속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대전에 위치한 한국드론레이싱협회의 한 관계자도 “요즘 드론은 성능을 업그레이드 하지 않아도 4~5km는 거뜬히 날아가는데 규정된 영상송신기로는 어림도 없다”며 “어차피 그런 부분은 정확히 단속 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의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전파 출력이 세면 배터리를 많이 소비하게 되기 때문에 운용시간이 단축되고 엔진에 부하가 생길 수 도 있다. 또 다른 드론에게 영향을 줄 수도 있어 미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도 전파 출력 기준은 존재한다”며 “이에 관련 돼서는 규제가 완화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입장을 밝혔다.
박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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