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내 생리대 시장 55%를 점유하는 유한킴벌리가 2010년부터 3년 주기로 생리대를 가장 많이 쓰는 여름철 직전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5월 ‘깔창생리대’ 논란으로 국민적 공분이 크게 일어나자 유한킴벌리는 “생리대 가격인상을 철회 하겠다”고 발표 했었지만 사실은 이와 크게 달랐다.
심 의원이 입수한 ‘유한킴벌리 가격인상 내부자료(본사가 대리점으로 내려 보낸 자료임)’를 보면 유한킴벌리는 구제품 2종류에 대해서만 가격인상을 철회했다. 나머지 전체 품목은 최고 17.4%, 전체적으로 7%대의 가격인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가격인상을 한 것에 대해 유한킴벌리는 ‘원재료 가격상승과 기술적 요인’이 가격인상의 이유라고 밝혔다. 당시 가격인상을 했다가 철회한 2개 제품은 ‘구제품’으로 20%대 인상을 했다.
심 의원은 “리뉴얼 한 36개와 신제품 8개는 7%대 가격을 인상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어떻게 가격상승 요인이 반영된 ‘신제품’이 ‘구제품’ 보다 인상폭이 낮을 수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또한 유한킴벌리가 2013년 6월에 가격을 인상했는데 ‘화이트 슬일소 30’은 패드 당 59%, ‘화이트 슬일소 10’은 53%, 전체적으로 20% 수준의 대폭 가격인상을 심 의원은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깔창생리대’의 원인이 생리대 가격이 비싸서 그렇다는 주장이 사실임을 입증해 준다는 지적이다.
심 의원은 유한킴벌리는 국내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 중 하나인 고 유일한 박사의 창업 정신은 사라진지 오래임에도 유한양행 기업 이미지에 묻어가려 한다고 꼬집었다.
유한킴벌리 감사보고서를 보면 현재 70%를 킴벌리가 소유하고 있고, 30%를 유한양행이 소유하고 있다. 2012년 7월 유한킴벌리의 이사 선임권을 둘러싼 유한양행과 킴벌리클라크 간 분쟁이 킴벌리 측의 승리로 끝남에 따라 유한양행 시대는 끝나고 사실상 미국계 기업이다.
최규복 유한킴벌리 대표는 이날 국감에 출석해 “많은 국민과 취약 계층에 있는 청소년 여학생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주게 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유한킴벌리는 앞으로 좀 더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제품을 공급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겠다. 원가절감에 모든 노력을 다 하고, 가격 인상 억제를 위한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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