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과 대검찰청이 복수의 한미약품 고위관계자와 공시담당 직원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 방식의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한미약품 계약해지 공시에 앞서 복수의 관계자가 카카오톡 메시지로 관련 정보를 검찰에 넘긴 것으로 파악했다.
수사방식인 디지털 포렌식은 디지털 정보를 저장하는 휴대전화나 노트북 등 단말기의 정보(증거)를 복구하고 분석하는 과학 수사기법으로 사이버 범죄 수사나 법적 증거를 찾기 위해 수사기관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자본시장조사단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계약 해지 관련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처음 오간 시점은 지난달 29일 오후 6시53분이다. 그 내용은 “한미약품이나 한미사이언스는 내일 건드리지 마라. 내일 계약 파기 공시가 나온다”는 내용이다.
한미약품은 당일 장 마감 후 '미국 제넨텍과 1조원 규모의 항암신약 수출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호재 공시에 한미약품 주가는 30일 개장과 동시에 주가는 5%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한미약품은 30일 장개시 후 불과 30분 뒤 ‘베링거인겔하임과 계약 취소’ 악재공시를 올렸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29일 장 마감 후 오후 7시 6분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e메일로 처음 계약 파기 사실을 통보받았고 준비 과정에서 시간이 걸려 공시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이후 주가는 17%이상 급락했다. 이 사이 한미약품의 공매도 거래는 평소의 21배에 달했고 당일 공매도 세력이 1주당 최대 23%가 넘는 차익을 챙겼을 것으로 추정됐다.
금융당국은 한미약품이 호재와 악재 공시 시점을 인위적으로 조작했을 가능성을 살필 방침이다.
자조단 관계자는 “대검찰청과 협조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익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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