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햄버거의 나라다. 미국 3대 햄버거로 꼽히는 ‘쉑쉑버거’, ‘인앤아웃버거’, ‘파이브가이즈’ 외에도 유명하거나 유명해질 햄버거집이 많다. 그 중에서도 일명 ‘3대장’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햄버거 집 세 곳을 소개한다.
1. 슈퍼두퍼버거(Super Duper)
뉴욕에 쉑쉑이, LA에 인앤아웃이 있다면 샌프란시스코에는 슈퍼두퍼버거가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해 널리 알려져 매장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먹어본 사람은 3대장보다 이곳을 최고로 꼽기도 한다. 우리네 맛집이 그렇듯 이곳에선 햄버거 종류가 단 한 가지다. 유일한 햄버거 메뉴인 슈퍼버거에 약간의 토핑을 추가해 먹는다.
감자튀김은 일반 감자튀김과 약간의 추가금이 붙는 갈릭 프라이가 있다. 갈릭 프라이는 감자튀김 위에 치즈와 마늘을 넣어 준다. 다른 곳에선 먹어보기 힘든 편이라 이쪽을 추천한다. 다소 특이한 점은 피클이 흔히 피자 배달하면 같이 오는 피클이 아니라 수제 피클이라는 점이다.
치즈를 추가한 햄버거. 역시 엄청나다.
햄버거의 맛은 한마디로 거칠다.
햄버거 맛은 개인적 느낌으로 쉑쉑과 정반대다. 쉑쉑이 육즙이 풍부하고 화려한 느낌이라면 이곳은 거칠다. 소고기 그대로 입에 ‘때려박는’ 느낌이다.
마늘과 치즈를 뒤섞어 먹는 갈릭프라이.
수제 피클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
맛있긴 하지만 너무 비싼 샐러드.
햄버거 외에 샐러드도 먹을 수 있는데 다소 비싸다. 기본 샐러드가 6달러에, 추가 토핑으로 닭고기라도 올린다면 3.5달러를 더 내야한다. 10.5달러에 미국은 부가세 별도기 때문에 약 12달러, 우리 돈으로 거의 1만 5000원이다. 맛있고 양도 꽤 있는 편이지만 15달러는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쉐이크도 맛있다고 하지만 먹어보지는 못했다.
슈퍼두퍼버거 내부 모습.
날씨 좋은 날 햄버거에 맥주를 마시며 젠가를 하고 있다.
슈퍼두퍼버거의 샌프란시스코 시내 매장에서는 젠가를 제공하는지 여러 명이 햄버거에 맥주를 마시며 젠가를 하고 있었다. 비슷한 시기에 방문한 인앤아웃 매장에 관광객이 많다면, 상대적으로 슈퍼두퍼에는 현지인이 많은 느낌이었다.
2. 해빗버거(Habit burger)
해비트버거로도 불리는 해빗버거는 지난 2014년 컨슈머리포트 조사에서 미국 최고의 햄버거 맛으로 꼽히는 인앤아웃버거를 제치고 1위에 올라 화제가 됐다. 해빗버거도 거의 모든 매장이 캘리포니아에 집중돼 있다. 아무래도 캘리포니아의 끝내주는 날씨, 그리고 그 날씨 덕분에 만들어진 농산물 때문이 아닐까.
해빗버거 홈페이지 화면.
실제 더블 차르버거의 모습. 푸짐하다.
볶은 양파를 밑에 깔아뒀다.
해빗버거를 맛본 곳은 USC(남가주대학교) 내의 푸드코드였다. 푸드코트 안에는 해빗버거 외에도 판다익스프레스 등 몇 개의 브랜드가 있었지만 그중 단연 인기는 해빗버거였다. 해빗버거의 대표 메뉴는 차르버거. 더블 차르버거는 패티가 두 장으로 푸짐하다.
샐러드와 함께 고수, 소스 등이 같이 제공된다.
샐러드는 종류도 많고 채소도 신선하다. 검색해보니 ‘상추와 토마토는 신선함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일일이 손으로 잘라 사용하는 방침을 원칙으로 세웠다’는 글도 볼 수 있었다.
해빗버거의 별미 중 별미는 줄콩튀김(TEMPURA GREEN BEANS)인데 많은 음식을 먹었지만 단연 가장 맛있는 사이드 메뉴로 꼽을 수 있다. 바삭거리고 고소한데 상상만 해도 침이 절로 넘어간다. 해빗버거에선 꼭! 감자튀김말고 줄콩을 주문하자.
최고의 별미 줄콩튀김. 강력 추천!
감자튀김도 다른 곳보다 더 고소한 맛이 난다.
햄버거 맛은 정말 가장 기본에 충실하다. 소스나 내용물에 튀는 요소는 없지만 그 맛을 극대화했다. 그릴에 구운 양파를 안쪽에 깔고 역시 잘 구워진 패티를 그 위에 올려놓았다. 캘리포니아 라이벌인 인앤아웃과 비슷하게 치즈와 양파, 신선한 채소가 잘 어울려지는 기본에 충실한 햄버거다.
3. 에그슬러트(Eggslut)
에그슬럿 혹은 에그슬러트는 햄버거의 명가 캘리포니아 지역 햄버거다. 아직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지역에선 너무나 유명한 햄버거집. 이곳을 가르쳐 준 현지인도 최근 가장 인기 있는 식당이라고 말했다. 매장은 단 4곳뿐인데,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한 곳을 제외하면 모두 LA에 있다.
LA 센트럴 마켓에 위치한 에그슬러트.
에그슬러트의 간판.
특히 LA 시내 센트럴 마켓 안에 있는 매장이 가장 유명하다. 센트럴마켓은 일종의 푸드코트로 시내를 찾은 LA사람들이 한 끼 식사를 하는 곳. 사람이 붐비는 곳인데 그 중에서도 에그슬러트의 인기는 압도적이다. 줄이 다른 매장까지 이어진다.
첫 번째 찾았을 때는 줄이 길어 포기하고, 평일 한적한 시간대를 골라 다시 갔는데도 역시 대기 시간이 필요했다. 메뉴는 에그슬러트라는 이름답게 계란으로 만든 메뉴가 많다. 우리나라 계란찜을 연상시키는 메뉴인 슬러트는 컵에 계란과 각종 토핑을 넣고 데워 나온다. 여기에 바게트를 같이 먹는 음식이다.
바에 앉아 먹는다.
에그슬러트 메뉴판.
‘햄버거열전’답게 당연하게도 슬러트 등 다른 메뉴가 아닌 치즈버거를 주문했다. 이곳에선 주문할 때 이름을 묻고 메뉴가 나오면 이름을 불러준다. ‘Kim’은 워낙 흔해 다른 사람 음식을 먹을 뻔했다. 주의하자.
감탄이 나올 수밖에 없는 햄버거의 모습.
계란이 흐를 듯 튀어나와 있다.
기름에 튀기듯 구워 반질반질한 빵의 모습.
치즈버거를 보자마자 감탄이 나왔다. 왜 이곳이 가장 ‘힙’한 곳인지 눈앞에 확연히 드러난다. 반질반질하게 구워낸 빵 가운데 황금빛 계란이 넘칠듯 튀어나와 있다. 계란 노른자와 치즈가 뒤섞여 고운 색감이 만들어진다. 즉석에서 튀기듯 구워내 기름이 흐르는 빵과 패티, 중심을 잡아주는 계란, 그리고 치즈가 만들어낸 맛은 칼로리만 생각하지 않는다면 최고다. 같이 주문한 커피는 별로였다. 다른 음료를 주문하자.
커피는 별로였다.
치즈, 계란, 기름이 뒤섞여 먹고 나면 황금색 기름이 흐른다. 계란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단연 최고로 꼽을 만한 햄버거다. 반면 그만큼 느끼한 맛이 있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 햄버거 명가인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한복판을 점령 중인 만큼 엄청난 성장 속도로 유명해질지도 모르겠다.
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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