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과점업체는 호시탐탐 늘 후발업체의 시장 진입을 적극적 혹은 소극적으로 가로 막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갑’의 시장지배 원리라 할까. 만약 당신이 새롭게 시장에 진입해 선전을 펼치려 하는데, ‘갑’으로부터 적극적인 저지 공격을 당하게 된다면 이제부터라도 어떤 전략으로 지혜롭게 난관을 회피할지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힘없는 ‘을’, 진정성을 알려라
예를 들어 ‘갑’이 가격으로 시장 교란 전략을 진행한다면, 당신도 똑같이 가격으로 맞대응 하겠는가. 중소기업이 고객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당신이 가진 것 중에서 진실만큼 강력한 힘을 가진 것은 없다는 사실이다.
당신의 제품이나 서비스 수준과 본질에 대해 고객에게 직접적으로 밝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진정성’의 전달 전략이 그것이다. 아래의 내용은 미국의 작은 아이스크림업체가 대기업 아이스크림업체와의 싸움에서 이긴 다윗과 골리앗의 사례다.
대기업 아이스크림 업체인 ‘필즈버리’는 전국 중간상에게 ‘벤과 제리’라는 아주 작은 규모 업체의 아이스크림 취급을 하지 못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갑자기 시장을 빼앗긴 ‘벤과 제리’는 처음엔 소송을 걸려 했으나 시간과 비용 모든 면에서 불확실했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채택한다.
즉 고객에게 그들의 진실을 보여 주기로 한 것이다. ‘벤과 제리’는 ‘필즈버리’ 본사 건물 앞에서 ‘도우보이(필즈버리의 마스코트 인형)는 세상이 두렵지 않은가’라고 피켓을 만들었고 같은 내용의 대형 스티커도 거리에 붙였다. 또 버스 안, 비행기 안에도 광고를 실었다.
아이스크림 포장 상자에도 똑같은 문구와 함께 800번 전화서비스 안내를 기재하는 반격을 가했다. 고객들은 그때서야 ‘벤과 제리’가 곤경에 처한 것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벤과 제리’를 동정하는 사회적 여론이 형성되면서 드디어 대기업 아이스크림 기업은 중소기업에게 손을 들게 되었다는 해피엔딩 스토리다.
불공정 거래 시, 여론을 이용하라
우리 유통시장도 미국과 같은 불공정한 거래가 상당히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최근 일련의 ‘갑’의 횡포가 지나쳐 사회문제가 된 사례들을 보더라도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만약 중소기업이 이런 곤경을 만날 경우에는 가만있지 말고 혹은 똑같은 전략을 집행하기보다 여론을 최대한 이용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진실을 알리는 것만이 중소기업이 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라는 것을 기억해 주기 바란다.
무턱대고 법에만 호소하지 말도록 해라. 배부른 변호사들을 더욱 배부르게 하지 말고, 여론에 호소하는 방법을 찾아라. 여론에 호소하는 방법은 신문과 방송 등 매체를 통한 고발과 현재 대중화되고 있는 SNS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한민국의 유통업태는 대기업에 의해 장악됐기 때문에 과거 납품 업체의 입장에서는 불공정한 거래에도 아무런 말도 못하고 그냥 따라가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몇 년 전에 단일 지역 백화점이 개점하려 하는데 기존 다점포 대기업 백화점이 패션의류업체에 보이지 않는 힘을 발휘해 입점이 2년간 지연되기도 한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또 ‘갑’의 가격 후려치기에 맞대응하는 전략으로는 전체 비용의 개념을 도입해 초기 비용에 맞서는 방법도 있다. 일부 영역의 제품은 구입하고 난 후 상당한 추가비용이 든다. 만약 당신의 제품이 이와 반대일 경우 구입 당시 비용과 전체 비용을 비교하는 논쟁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
여기서 응용하는 것이 수명의 개념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처음 구입가격은 비싸지만 여타 보통 승용차보다 훨씬 오래 탈 수 있다. 이것은 소비자들에게 소비자 가격이 낮다고 좋아할 이유가 없다는 사실을 이론적으로 납득시키는 방법 중 하나다.
뻔히 보이는 ‘갑’의 압력을 어떻게 개인 혹은 힘없는 일개 중소기업이 이겨 낼 수 있겠는가. 그러나 포기하지 말라. 요즘같이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가 발달한 세상에서는 블로그, 트위터, 페북, 유튜브 등 개인 홈피를 최대 활용하는 방안도 있기 때문에 동병상련의 기업과 개인의 힘을 모을 수 있는 장을 열어서 거대 자본과 힘 있는 이들에게 본때를 보여 주면 된다.
마지막으로 이런 사건이 일어나면 제발 혼자 고민하지 말고, 힘을 모으는 방법, 그것을 잊지 말자. 우리 같이 힘없는 서민들은 그야말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서민들을 위한 시민단체가 있으니 그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지혜를 발휘하는 것도 현명한 해결 방안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