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기보 숭실대학교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
연일 중국 경제가 위기에 다가가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경제가 위기에 근접하고 있다는 근거로 지방정부의 부채, 그림자 금융 등을 내세우고 있다. 이 시각은 대체로 중국 경제의 내부적인 요인을 외부적 접근법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 경제 위기설을 퍼뜨리는 주체는 대체로 서구의 투자은행이나 연구기관이 중심이 되고 있다.
금세기 들어 10여 년간 서구의 투자은행과 연구기관들은 대체로 외부적 접근법에 입각하여 경제성장률 등 중국의 경제지표를 예측하여 왔다. 그 결과 예측치는 실제 수치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반면 중국 정부기관에서 발표하는 경제지표는 대체로 중국 고유의 특성을 반영하여 왔다. 결과적으로 중국 정부기관의 발표가 실제 수치에 훨씬 근접하였다.
서구의 중국 경제 위기설에 대한 반박으로 중국은 내부적 접근법에 입각하여 중국 고유의 특성을 내세우고 있다. 예컨대 중국 경제의 거품설에 대한 반박으로 중국 은행대출의 비중은 미국의 80%와 달리 50% 수준이며, 7%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현 부동산 거품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 밖에 서구에선 중국의 WTO 가입 전에 서구의 주요 투자은행은 중국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이 무려 40%에 근접한다고 추정하면서 중국이 금융위기, 나아가 경제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 하였다. 그러나 중국의 은행은 부실채권을 3% 미만으로 떨어뜨리면서 세계적인 은행으로 성장하였다.
한편 우리나라 경제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날로 심화되고 있다. 해외투자와 대외무역에서 중국은 가장 중요한 파트너가 된지 오래 되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대 중국 무역수지 흑자의 누계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중국이 우리나라의 중요한 파트너일 뿐만 아니라 매우 유익한 파트너라는 의미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중국 경제가 정말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것인지에 대해 점검해볼 필요우리나라의 주요 연구기관은 대체로 서구의 위기설과 중국의 반박 내용을 대비하여 중국 경제에 대한 진단을 내리고 있다. 이 진단은 우리나라 기업이 중국에 대한 투자 여부를 결정하고 정부가 대 중국 경제정책을 수립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중국 경제에 대한 더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서구의 외부적 접근법과 중국의 내부적 접근법 사이에 균형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서구의 시각에만치우칠 경우 중국 고유의 특성을 간과하기 쉽고 중국의 시각에만 치우칠 경우 단편적인 시각에 머물 우려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서구식 접근법과 중국의 접근법간의 원활한 소통이 필요할 것이다. 물론 양쪽의 시각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을 고려한다면 더욱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 기업은 경기가 호황일 때는 투자를 확대하려 하며, 불황일 경우 비용을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경제에 대한 진단이 잘못되어 투자시점을 놓칠 경우 그 결과는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물론 다른 나라의 기업들이 중국 경제에 대한 진단을 잘못하여 투자시기를 놓치고 있다면 우리나라 기업에게는 다시 없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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