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이슈

‘치약 논란’ 서경배, 이재용식 정면돌파 통할까

아모레퍼시픽 회수조치, 갤노트7 리콜과 닮아…중국관광객 연휴매출 영향 미칠까

2016.09.28(Wed) 16:27:54

아모레퍼시픽이 제조한 치약에서 가습기살균제 화학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K뷰티’를 선도해온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지난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메디안후레쉬포레스트’ ‘송염청아단’ 등 아모레퍼시픽이 만든 치약 11종에서 치약보존제로 허용되지 않은 원료인 CMIT/MIT(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메칠이소치아졸리논)가 함유된 것으로 확인돼, 해당 제품을 회수한다”고 밝혔다.

 

CMIT/MIT는 가습기살균제에 사용돼 유해성 논란을 일으킨 화학물질이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치약보존제로 최대 15ppm까지 사용이 가능하지만, 국내에서는 허용하지 않고 있다.

 

치약 사태가 확산되면서 ‘K뷰티’를 선도하며 승승장구하던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위기에 봉착했다. 제품 안정성 문제로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기 때문. 

 

이에 따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이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지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사태가 발생한 다음날인 27일 오전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공식 사과문과 함께 소비자 환불 방안을 마련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발생한 치약 제품의 안전성 문제로 심려를 끼친 데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당사는 최근 원료사로부터 납품 받은 SLS 내에 CMIT/MIT 성분이 극미량 포함됐음을 확인했다. 원료 매입 단계부터 철저히 관리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부적절한 원료를 사용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28일 오전 9시부터 문제가 된 제품 11종을 구매일자, 사용여부, 본인 구매여부, 영수증 소지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유통업체와 아모레퍼시픽 고객상담실 등을 통해 교환·환불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평소 완벽주의자로 알려진 서 회장이 이번 사태에 대한 보고를 받고 “전 제품의 생산과정을 점검하라”고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아모레퍼시픽의 즉각적인 조치를 두고 최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신모델 ‘갤럭시노트7’ 폭발 논란에 대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즉각 전량 리콜을 결정한 대응과 닮아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재계 관계자는 “책임을 회피하기보다는 빠른 대책을 통해 정면돌파해 논란을 사전에 진화하겠다는 의지가 이재용 부회장의 갤럭시노트7 전량 리콜 결정을 떠올리게 한다”며 “서경배 회장의 결정도 긍정적 효과를 발휘할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야심차게 내놓은 갤럭시노트7이 배터리 결함으로 전세계적으로 발화 논란이 불거지자, 이 부회장은 즉시 문제를 인정하고 전량 리콜을 결정해 눈길을 끌었다.

 

메디안치약 사태로 아모레퍼시픽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과문. 사진=아모레퍼시픽 홈페이지 캡처


그럼에도 이번 치약 사태로 인한 이미지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앞서 재계 관계자는 “그룹의 이미지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하다. 치약뿐만 아니라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등 다른 제품들에 대한 신뢰도도 많이 떨어졌을 것”이라며 “화장품, 생활용품 등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소비재는 떨어진 이미지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고 귀띔했다.

 

국내에서는 29일부터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라고 불리는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시작된다. 또한 오는 10월 1일부터 7일까지는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이다. 국경절 연휴 기간 동안 약 25만 명 이상의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커는 아모레퍼시픽의 최대 고객 중 하나다. 

 

이러한 대목 직전에 악재가 불거지면서 매출에 영향이 끼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 등 해외 고객에까지 영향이 미칠지는 시장반응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섣부르게 전망하기 어렵다”며 “사태가 발생한 뒤에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즉각적인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소비자들이 긍정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bizhankook.com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